명문 사립 ‘중산층 등록금 무료’ 경쟁
에모리·존스홉킨스·노터데임 등 잇따라
“ 입학 문턱은 그대로”… 입시는 치열
유명 사립대학들이 중산층 가정의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의 자녀에게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는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학비 부담 때문에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는 중산층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하버드 등 주요 대학들은 합격생의 ‘재정적 필요’를 100% 충족해 주겠다고 약속해 왔지만, 복잡한 재정보조 산정 방식 때문에 실제 지원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등록금을 면제하는 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대학이 빠르게 늘고 있다.
조지아주의 에모리대는 올 가을부터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의 학부생에게 등록금을 전액 면제한다. 기존에도 학자금 대출 없는 재정보조 정책을 운영했지만, 이번에는 등록금 자체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메릴랜드주의 존스홉킨스대 역시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에 등록금을 면제하며, 10만 달러 이하 가정에는 등록금뿐 아니라 기숙사비와 각종 수수료, 생활비까지 지원한다. 인디애나주의 노터데임대도 연소득 15만 달러 이하 가정에는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고, 20만 달러 이하 가정에는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카네기멜런대, 터프츠대, 펜실베니아대(유펜), 시카고대 등도 연소득 약 7만5,000달러에서 25만 달러 사이의 중산층 가정을 대상으로 등록금 면제 정책을 시행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시카고대는 2027년 가을부터 연소득 25만 달러 이하 가정의 학생에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들이 중산층 지원을 강화하는 이유는 이른바 ‘사라진 중산층’ 현상 때문이다. 저소득층은 연방 정부의 펠그랜트와 대학 자체 장학금으로 학비 지원을 받는 반면, 고소득층은 학비를 부담할 여력이 있다. 그러나 중산층은 정부 보조 대상에서는 제외되면서도 연간 7만~10만 달러에 달하는 사립대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노터데임대의 미키 키더 학부 입학 담당 부총장은 “중산층 학생들이 점점 명문대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립 명문대의 연간 등록금은 7만~8만 달러에 이르고 기숙사비와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총 학비가 10만 달러를 넘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학들은 장학금과 재정보조를 반영하면 실제 학생들이 부담하는 평균 학비는 훨씬 낮다고 설명한다.
에모리대는 이번 정책 시행 이후 벌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소득 10만~20만 달러 가정 출신 신입생은 이전보다 50% 증가했으며, 학생들의 연방 학자금 대출 규모도 2021~2022학년도 1,200만 달러에서 2024~2025학년도 400만 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펜실베니아대 역시 2025년부터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면서 해당 소득 구간 학생들의 대출 이용 비율이 2010년 68%에서 현재 26%까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은 미국 전체 가구의 약 84%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정책이 상당수 가정에 혜택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등록금이 무료라고 해도 입학 경쟁은 여전히 매우 치열하다. 에모리대의 지난해 합격률은 12%, 노터데임대는 9%에 불과해 재정보조 확대가 곧 입학 문턱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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