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시민권 등 판결 임박속
대법원 향해 공개적 압박에
트럼프·대법원 갈등 고조
사법독립·대통령 권한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대법원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대법원이 출생시민권 제한, 독립기관 수장 해임 권한,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과 관련한 중대 판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와 그의 MAGA 진영 지지 세력이 보수 성향 대법관들까지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보수 성향 대법관들에게까지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수십 년 사이 보기 드문 행정부와 사법부 간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번 회기 말까지 내려질 세 가지 주요 판결이다. 첫 번째는 부모가 불법체류자이거나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이다. 두 번째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독립기관 수장을 대통령이 별도 사유 없이 해임할 수 있는지 여부다. 세 번째는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사건으로, 연준의 독립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과 연준 이사 해임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출생시민권은 수정헌법 14조에 명시된 권리로,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원칙이다.
이번 갈등의 상징적 사례로는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과 트럼프 측 핵심 인사인 마이크 데이비스의 결별이 꼽힌다. 데이비스는 고서치 대법관의 연방판사 임명과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이 트럼프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리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는 특히 또 다른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에 동참한 것을 강하게 비난했으며, 고서치 대법관 역시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이민자 추방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결에 참여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 수위를 크게 높였다. 그는 일부 대법관들을 향해 “나쁘다”, “어리석다”, “나약하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으며, 특히 자신이 임명한 배럿·고서치 대법관의 판결에 대해 “그들 가족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2월 대법원은 6대 3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법률을 근거로 주요 교역국들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보수 성향인 고서치 대법관, 배럿 대법관, 그리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함께 다수 의견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4월 출생시민권 사건의 변론을 직접 방청한 첫 현직 대통령이 되면서 사실상 대법원에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부 공화당 출신 대법관들이 약해지고 어리석어졌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대법관들은 공개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고서치 대법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의 충성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이라고 밝혔으며, 로버츠 대법원장도 지난 3월 “판사와 대법관에 대한 공격은 위험하며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