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발 메모리 대란 직격탄
팀 쿡 CEO“가격 인상은 불가피”
아이폰18 프로 200만원 넘을수도
양쯔메모리 등 중국산 활용도 시사
트럼프“인텔과 협력…미국서 칩 생산”

아이폰 제조사 애플이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을 이유로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이른바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을 예고했다.
애플은 폭발적인 인공지능(AI) 개발 수요에도 원가 절감 전략으로 버텼지만 메모리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결국 백기를 들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우리에게 전가된 막대한 인상분을 경감시키고 인상 부담에서 고객을 지키려 했지만 더 이상 상황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쿡 CEO는 “IBM·컴팩·애플에 40년 넘게 몸담았는데도 이 같은 ‘칩플레이션(메모리칩 가격 급등)’은 처음 경험한다”면서 “100년에 한 번 오는 홍수 같다”고 토로했다.
앞서 JP모건은 아이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에서 내년에는 최대 4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휘발성 메모리, 낸드플래시는 사진과 동영상 등 정보를 저장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했고, AI 서버용 스토리지(저장 공간)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주문까지 덩달아 뛰면서 SSD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의 몸값도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차기작인 아이폰18 시리즈부터 본격적인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SJ는 아이폰18 프로 판매 가격이 전작 대비 200달러 오른 1299달러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스마트폰과 PC 가격이 1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2027년 말 카메라 탑재 에어팟과 폴더블 스마트폰, 새로운 아이폰 등 여러 신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고사양 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쿡 CEO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무 상태를 활용할 용의가 있다”며 “분명히 더 많은 생산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년 아이폰 2억 5000만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메모리 공급사의 생산설비 증설에 자금을 지원할 뜻을 시사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 분기 280억 달러 이상의 영업 현금 흐름을 기록하면서 실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메모리 시장을 장악했지만 쿡 CEO는 “모든 공급망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중국 메모리 활용도 언급했다.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산 메모리를 들여오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부품의 스펙 자체에 의존하기보다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능력이 압도적인 회사”라며 “YMTC가 내세우는 최고 성능 마케팅이 다소 과장된 면이 있더라도 애플의 기술력이라면 이를 커버하고 실제 기기에 탑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인텔과 논의 중인 자체 칩 생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텔의 지분 10%를 쥔 미 정부가 자국 생산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애플이 미국 내에서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기 위해 인텔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자체 설계 칩의 생산 일부를 인텔에 맡기기로 초기 합의했다고 WSJ가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