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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렌트비 폭등…‘룸메이트’ 찾는 노년층

미국뉴스 | | 2026-05-29 09:08:20

룸메이트 찾는 노년층,집값·렌트비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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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렌트 비중 3배↑

45세 이상 룸메이트 비율 25%

나 이 차‘다세대 가구’급증

‘정서적 안정 덤’고독사 대안

 

집값과 렌트비,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노년층 사이에서도 ‘룸메이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생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타인과 집을 공유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올해 72세의 촬영감독 데이비드 웨스트는 최근 몇 년 사이 인생의 큰 변화를 겪었다. 22년간의 결혼생활이 끝났고,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여기에 형제와 반려견까지 잃으면서 삶 자체가 흔들렸다. 웨스트는 아내와 함께 살던 LA 우드랜드힐스 지역 집에서 나온 뒤 치솟은 렌트비 현실에 직면했다.

 

그는 “LA에서 원베드룸 아파트 렌트비가 월 3,000달러 수준인데 주차비까지 따로 내야 했다”며 “일자리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LA를 떠나 프레즈노로 이주했다. 현재 그는 비슷한 연령대의 집주인과 2년째 함께 생활하고 있다. 웨스트는 “나이가 들수록 서로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큰 위안이 된다”며 “혼자 고립돼 지내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룸메이트 매칭 플랫폼 스페어룸(SpareRoom)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룸메이트 연령층은 65세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다. 이들의 전체 렌트시장 내 비중은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55~64세 연령층 역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맷 허친슨 스페어룸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과거에는 50~60대가 이혼이나 퇴직 후 혼자 원룸이나 스튜디오를 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가격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결국 룸메이트를 선택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퇴 준비가 부족한 시니어층에게 렌트는 더 이상 내 집 마련 전 단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문제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셜시큐리티 등의 고정 수입만으로는 폭등하는 인플레이션과 독거 주거비를 동시에 감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허친슨 디렉터는 “45세 이상 룸메이트 비중은 과거 전체의 1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4분의 1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세대가 다른 사람들끼리 함께 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페어룸 조사에 따르면 현재 룸메이트의 39%는 20세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다세대 가구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30세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27%에 달했다.

 

허친슨 디렉터는 “예전에는 같은 세대끼리만 룸메이트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 같은 공동체 문화는 정서적인 안정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많은 이용자들이 처음에는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하며 동거를 주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 꺼진 독방으로 퇴근하는 것보다 거실에서 반겨주는 이가 있는 삶에 훨씬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년층 룸메이트 문화가 앞으로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고령층 집주인들 역시 치솟는 모기지와 생활비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남는 방을 임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허친슨 디렉터는 “많은 사람들이 주거비 문제를 개인 실패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시스템과 경제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며 “기존의 은퇴와 주거에 대한 개념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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