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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바비큐 시즌인데”… 장바구니 물가 비상

미국뉴스 | | 2026-05-28 09:21:24

본격적인 여름 바비큐 시즌, 장바구니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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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가격 4년래 최대폭↑

소고기는 또 사상 최고 경신

밀·옥수수도 이상기후 직격탄

인플레, 중간선거 최대 쟁점

 

 식료품 가격이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폭등한 가운데 한 대형 마트 정육 코너에서 소비자가 소고기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식료품 가격이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폭등한 가운데 한 대형 마트 정육 코너에서 소비자가 소고기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자 미 전역에서 바비큐 시즌의 서막을 알리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지나갔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한파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개솔린 가격에 이어 쇠고기, 토마토 등 식료품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비용 부담에 지친 소비자들은 바비큐의 주인공이었던 소고기를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나 돼지고기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 월스트릿저널(WSJ)과 농무부(USDA) 등의 거시 데이터 및 학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지독한 이상 기후,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쇼크,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관세 정책이 맞물리며 지난 4월 미 전역의 식료품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농무부는 올해 식료품 물가 상승률을 3.2% 수준으로 전망했으나, 현장 농업 경제학자들의 눈높이는 이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이번 ‘푸드 쇼크’에서 가장 타격이 큰 품목은 미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밥상의 핵심, ‘소고기’다. 수년간 미국 중서부를 덮친 최악의 가뭄과 천문학적인 사료비·물류비 등 생산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현재 미국의 사육 소 마릿수는 7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공급 부족이 극에 달하면서 소고기 도소매 가격은 지난 4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채소류와 곡물 가격의 폭등세가 가세를 더하고 있다. 겨울 폭풍으로 플로리다 전역의 재배지가 초토화된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산 수입 농산물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토마토 가격은 최근 두 달 새 33%나 폭등했다. 현재 미국 겨울 밀 생산지의 70%, 옥수수 생산지의 25%가 극심한 가뭄 지역에 묶여 있어 가공식품의 기초가 되는 밀가루와 파스타 등의 가격도 도미노 인상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기상청이 오는 8월 대대적인 ‘엘니뇨’ 발생을 예고하고 있어, 중서부 곡창지대의 가뭄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은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원자재와 공급망의 비극은 국경 너머의 전쟁에서도 기인한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글로벌 비료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북미 그린 마켓 지수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비료 가격은 20% 폭등했다.

 

이 같은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LA 한인타운의 대형 마트들도 분위기는 무겁다. 주말을 맞아 가족 바비큐 재료를 사러 나온 한인들의 카트에는 소고기 갈비나 등심 대신 돼지 불고기용 고기나 닭고기 팩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42)는 “가족들과 주말에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려고 장을 보러 나왔는데 소고기와 상추, 토마토 가격표를 보고 손이 떨려 내려놓았다”며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마트에 차를 끌고 나오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예전 같으면 갈비를 넉넉히 샀겠지만 올해는 삼겹살과 양념 닭고기 위주로 메뉴를 바꿨고 그마저도 장바구니 전체 양을 줄였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지갑이 얇아진 미국인들이 당장 먹고사는 비용(Affordability)에 극도로 민감해지면서, 다가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서도 이 지독한 밥상 물가 인플레이션이 표심을 가를 가장 결정적인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의 리키 볼페 농업경제학 교수는 “올해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정부 예측을 뛰어넘어 4%에서 4.5%에 달할 것”이라며 “식료품을 감당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인 만큼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 맬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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