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인플레 등 여파
주택 3,547채 중 1채꼴
‘금리·고용상황 지켜봐야’
전국 주택 시장 곳곳에서 압류(포클로저) 경고등이 다시 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다 인플레이션 등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주택을 압류 당하는 소유주들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애톰이 발표한 ‘2026년 1월 전국 압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압류 신청이 접수된 주택은 4만534채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0%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2026년 1월 미국 전체 주택 3,547채 중 1채꼴로 압류 신청이 발생했다.
애톰은 이 수치가 연체 통지, 예정된 경매, 은행 압류(REO) 등 압류 절차 전반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압류 활동은 11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하며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롭 바버 애톰 최고경영자(CEO)는 “압류 활동이 전년 대비 11개월 연속 증가하며 이 추세가 2026년 초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압류 착수는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실제 압류 완료 건수는 59%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압류 활동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수준은 여전히 과거 금융위기 시기의 역사적 최고치보다 크게 낮다”며 “주택비용 상승과 경제적 압박이 일부 시장에서 부담을 키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별 압류 비율을 보면 델라웨어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델라웨어는 주택 1,612채당 1채가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이어 네바다(1,983채당 1채), 플로리다(2,067채당 1채), 사우스캐롤라이나(2,351채당 1채), 메릴랜드(2,430채당 1채) 순이었다.
델라웨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 돈 애쉬는 “델라웨어는 1984년 이후 약 40년 동안 재산세 재평가가 없었는데 최근 재평가 이후 많은 가구의 재산세가 약 50% 가까이 급등했다”며 “일부 주택 소유자들이 세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구조 역시 일부 지역의 압류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엘 버너는 “네바다와 플로리다는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며 “소비 감소로 관광업이 위축되면 고용 감소와 주택담보대출 상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주 모두 콘도 비중이 높은데 최근 콘도 관리비와 보험료 상승이 가계 부담을 키우며 모기지 상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압류 절차가 시작된 건수 기준으로는 플로리다(3,523건), 텍사스(3,116건), 캘리포니아(2,790건) 순으로 많았다. 대도시 가운데서는 뉴욕, 시카고, 휴스턴, 마이애미, LA 순으로 압류 착수가 많았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지금의 압류 증가는 금융위기 때처럼 시스템 리스크라기보다는 금리와 생활비 상승이 동시에 가계 재정을 압박하면서 나타나는 ‘국지적 스트레스’ 현상에 가깝다”며 “향후 금리와 고용 상황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압류 증가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홍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