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복무 중 부상을 입고 훈장까지 받은 56세 한인 박제준씨의 자진 추방 소식이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오랜 기간 미국 사회에 기여해 온 인물이 결국 스스로 한국행을 택했다는 점에서 박씨 사례는 이민 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
영주권자였던 박씨는 과거 마약 구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공판 날짜에 출석하지 않는 바람에 가중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서 지난 2010년 추방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약 15년 동안 추방이 집행되지 않았다. 이른바 ‘추방유예(Stay of Removal)’ 상태였다. 추방 명령을 받았더라도 ICE에 추방 유예신청을 해서 ICE가 승인하면 추방 집행이 유예될 수 있다. 추방 유예기간동안 당사자는 정기적으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출석해 형식적인 확인 과정을 거치면 별 탈 없이 체류가 계속 연장되었다. 추방유예 기간 동안에는 노동허가를 받아서 일을 할 수도 있다.
트럼프 2기가 되면서 추방유예를 받는 사람들이 정기점검을 위해서 ICE 사무실을 찾았다가 그 자리에서 구금되어 곧바로 추방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초 정기 점검을 위해서 하와이 소재 ICE 오피스에 방문한 박씨에게 ICE는 추방명령 집행을 예고했다. 박씨는 7살 때 떠났던 한국으로 강제 추방 대신 ‘자진 출국’을 택했다.
그는 다시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간단하지 않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 비이민비자, 특히 방문비자의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범죄 및 추방 이력이 있는 경우 ‘입국금지 면제(waiver)’라는 별도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입국금지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자 신청과 함께 입국금지 면제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자는 비자를 심사하는 영사에게 면제 추천을 요청할 수 있으며, 영사가 이에 동의할 경우 관련 서류는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산하 입국자격심사국에 이송되어 심사가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약 6개월의 심사 기간을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입국금지 면제 심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첫째, 신청자의 미국 입국이 사회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 여부, 둘째, 과거 범죄의 중대성, 셋째, 미국 입국 목적의 타당성 등이다. 단순한 방문 의사만으로는 승인되기 어려우며, 가족 방문, 치료, 사업 등 구체적이고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특히 직계 가족의 사망 등 긴급하고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전과 기록으로 인해 비자 발급이 제한된 박씨 케이스는 범죄 발생 이후 경과한 시간이 중요한 요소이다. 방문비자는 1회 입국만 허용되는 형태로 발급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1년 유효기간의 복수 입국 비자가 발급될 수도 있다. 사건 후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되어야 여러번 입국을 할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박씨가 영주권 취득을 통해 미국으로 재입국하는 것은 가능할까. 박씨가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시민권자인 박씨의 자녀가 이민청원서를 USCIS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민청원서가 승인되었다고 해서 입국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씨는 중범죄로 인한 추방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입국이 영구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중범죄로 추방된 경우라도 추방 후 20년이 경과하면 I-212(재입국 허가 신청)를 USCIS에 제출할 수 있다. I
< 김성환 변호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