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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를 쓰는 습관, 치매 늦춘다… 알츠하이머 최대 5년 지연

미국뉴스 | | 2026-02-23 09:31:12

두뇌를 쓰는 습관, 치매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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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인지 자극 높은 집단, 발병 연령 최대 7년 차이

독서·외국어·박물관 방문부터 말풀이·체스까지

알츠하이머 위험 38%, 경도인지장애 36% 낮아

 

지구본 위에서 나라들을 따라 그려 보거나 체스판을 앞에 두고 고심하며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한가로운 시간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정신을 자극하는 활동들은 알츠하이머병과 경도인지장애의 발병을 수년간 지연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미국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의 학술지인 ‘뉴롤로지(Neurology)’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이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연구 가운데 하나로, 평균 연령 80세인 성인 1,939명을 추적 관찰하며 그들의 인지 기능 변화 과정을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평생의 활동 이력과 함께 분석했다.

 

인지적 자극이 가장 풍부했던 상위 10퍼센트와 가장 적었던 하위 10퍼센트 사이의 차이는 뚜렷했다. 상위 10퍼센트에 속한 이들은 평균 94세에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반면, 하위 10퍼센트는 평균 88세에 발병했다. 경도인지장애에서도 유사한 차이가 나타났다. 인지적 자극이 가장 높았던 집단은 평균 85세에, 가장 낮았던 집단은 평균 78세에 경도인지장애가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5년의 차이, 경도인지장애에서는 7년의 차이였다. 연구 공동 저자이자 시카고 러시대학교 메디컬센터의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 조교수인 안드레아 자밋은 “결과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도발적인 한 가설에 새로운 힘을 실어준다. 즉, 우리가 무엇을 연습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한가한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와 같은 일상의 결이 노년기의 뇌에 측정 가능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정기적으로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인지 기능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춤을 추는 사람들이 거의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치매 위험이 76퍼센트 낮았다. 다른 연구자들은 또 하나의 조용한 위험 요인을 지적했는데, 바로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현재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밴더빌트 기억 및 알츠하이머 센터의 신경학 교수인 티모시 호먼은 6세처럼 이른 시기의 인지적 자극이 8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번 연구의 결과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호먼 교수는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삶의 특정 시기에 이루어지는 인지적 참여가 노년기의 인지 수행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인지 예비력(cognitive reserve)’이라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이 개념은 컬럼비아대학교의 신경심리학자 야코프 스턴 교수에 의해 대중화되었으며, 뇌가 손상이나 노화에 직면했을 때 대체 신경망이나 전략에 의존함으로써 적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평생에 걸쳐 정신적으로 도전적인 활동을 수행하면 신경 연결이 강화되어 뇌가 보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유연성이 커진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턴은 특히 약 1,000건에 달하는 대규모 뇌 부검 자료가 포함되었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눈에 띄기 수십 년 전부터 축적될 수 있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엉킴을 포함해 뇌 손상 정도가 비슷한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더 풍부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검사에서 측정된 인지 기능이 더 우수했다.

 

스턴 교수는 “이것은 희망적인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유형의 연구가 언젠가는 “왜 어떤 사람들의 뇌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을 위해 자밋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삶을 세 단계로 나누고, 참가자들의 자기 보고 설문을 바탕으로 각 단계별 인지적 풍요도 점수를 산출했다.

 

그 단계와 관련된 일부 활동은 다음과 같다.

 

▲초기(18세 이전): 책을 읽어 주는 경험과 독서; 가정 내 신문, 지도책, 지구본 등의 접근성; 5년 이상 외국어 학습.

 

▲중년기: 독서와 글쓰기; 잡지 구독, 사전, 도서관 이용증과 같은 가정 내 자원 보유; 박물관 방문.

 

▲노년기(약 80세 이상): 십자말풀이, 체스나 체커와 같은 게임하기.

 

참가자들은 대부분 시카고 인근 일리노이주 북동부 지역 거주자로, 러시 기억 및 노화 프로젝트(Rush Memory and Aging Project)에 자원해 참여했다. 이들은 은퇴 시설, 요양원 및 기타 지역사회 환경에서 모집되었으며 평균 8년간 추적 관찰되었다. 이번 연구는 자밋이 말하는 ‘활동적’이거나 ‘바쁜’ 정신 상태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원인을 밝힌 것이 아니라,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 중 누구도 치매를 앓고 있지 않았지만, 이후 551명이 알츠하이머병을, 719명이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았다. 전반적으로 연령, 성별, 교육 수준을 보정한 결과, 평생 인지적 풍요도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38퍼센트,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36퍼센트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검토된 많은 활동들은 시간, 접근성, 혹은 경제적 여유를 필요로 한다. 이는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은 아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것 자체도 일정 부분 보호 효과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자밋은 인지적 풍요도의 효과가 그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독서, 새로운 기술 습득, 사회적 교류 유지와 같은 행동들이 개인의 배경과 상관없이 일상 속에 포함시킬 수 있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연구에서 살펴본 일부 활동들은 다소 구식처럼 보일 수도 있다. 참가자들이 다른 시대에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밋 교수는 그 근본 원칙은 특정 세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도구는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정신을 계속 바쁘게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지식을 탐색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는 한,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기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By Ariana Eunjung Cha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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