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이민법 칼럼] 밀입국자는 보석도 없다

미국뉴스 | | 2026-02-16 09:38:38

이민법 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성환 변호사  

 

트럼프 행정부는 서류미비자 추방을 위해서는 판례도 무시하고 관행도 하루 아침이 바꾼다. 30년 동안 일관되게 지켜지던 밀입국자 보석 규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5년 7월 이전에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 밀입국자는 보석 기회가 있었다. 밀입국을 한 후 미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서류미비자는 ICE에 붙잡히더라도 범죄 기록이 있거나 테러에 연관된 것이 아니면 보석대상이었다. 보석 심사를 통해서 도주 염려가 없고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 풀려났다. 대개 ICE 차원에서 석방된 상태에서 추방재판을 받도록 했다. ICE가 보석을 해 주지 않으면 이민판사에게 보석 신청을 할 수 있었다. 보석이 되면 보석금을 낸 뒤 풀러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추방재판에 출석하면 되었다.

 

한편 밀입국하다가 국경이나 국경 근처에서 붙잡히면 다른 대접을 받았다. 구금 상태에서 추방수속이 끝날 때까지 대기해야 했다. 이 사람들은 이민법 용어로 ‘입국을 원하는 입국신청자’로 분류되어 원칙적으로 누구나 구금되었다. 구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인도적 가석방’ 뿐이었다. 이 인도적 가석방은 국토안보부가 인도적인 이유 혹은 공익에 도움이 될 때만 선별적으로 해주었는데, 국경에서 망명을 원하고 그 주장이 어느 정도 말이 되면 가석방 상태에서 망명 수속이 밟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2025년 7월부터 이런 관행이 전면적으로 중단되었다. ICE는 국경에서 입국 절차를 밟지 않고 입국한 사람은 미국에서 하루를 살 건 10년 혹은 20년을 살 건 그리고 범죄기록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추방재판이 될 때까지 보석없이 구금된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그래서 인도적 가석방마저 없앴다. 밀입국을 했지만 영주권 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도 구속되는 일도 적지 않다. 자진출국을 하지 않고 추방재판을 받고 싶으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연방지방법원에 인신보호영장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민자가 많은 애리조나, 텍사스, 뉴멕시코에는 인신보호영장 신청 케이스가 너무 많아서 연방지방법원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 되었다. 항소법원으로 이 이슈에 대해서 처음으로 판결을 한 뉴올리언스 소재 제5항소법원은 최근 밀입국자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놓았다. 제5항소법원은 2대1 결정에서 미국에 밀입국한 서류미비자는 미국에서 아무리 오래 살았더라도 보석 신청을 할 수 없다고 본 연방정부의 법률 해석이 맞다는 것이다.

 

불법체류자 구금시설이 제5항소법원 관할지역인 텍사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서류미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동안 ICE는 다른 지역에서 체포한 서류미비자들을 구금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이 지역으로 이감해 왔다. 이번 판결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5항소법원 관할 지역 구금시설에 수감된 서류미비자에게는 인신보호신청의 문이 사실상 닫혔다고 할 수 있다.

 

시카고 소재 제7항소법원도 제5항소법원과 같은 2월6일 이 이슈에 대한 재판을 열렸다. 아직 제7항소법원의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서류미비자 보석 이슈는 법원간 이견이 많기 때문에 결국 연방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제 이것이 실현될 지 알 수 없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있는 한 서류미비자들의 삶은 고단할 수 밖에 안타까운 처지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최장수 애니 '심슨 가족' 800회 맞아…"종영은 멀었다"
최장수 애니 '심슨 가족' 800회 맞아…"종영은 멀었다"

1987년 시작돼 30년 가까이 황금시간대 지킨 애니…미 중산층 가족 다뤄'심슨 가족' 벽화[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의 최장수 시트콤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심

트럼프 “중간선거서 신분증 의무화”
트럼프 “중간선거서 신분증 의무화”

“우편 투표도 금지” 의회서 법안 무산시 행정명령 강행 시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전국적 ‘유권자 신분증(Voter ID)’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이젠 돈 내고 취업해야 하는 시대?’
‘이젠 돈 내고 취업해야 하는 시대?’

노동시장 ‘역채용’ 부상 이제는 일자리를 얻고자 돈을 내는 시대가 됐다. 그동안 기업이 채용 업체에 비용을 부담하고 인재 추천을 요청했으나, 이제는 구직자가 돈을 내고 일자리를 소

ICE, 소도시까지 불법이민 단속 확대

구금시설 확장에 383억불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도시를 넘어 소도시와 교외 지역에서도 불법 이민자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ICE 요원들이

[이민법 칼럼] 밀입국자는 보석도 없다

김성환 변호사   트럼프 행정부는 서류미비자 추방을 위해서는 판례도 무시하고 관행도 하루 아침이 바꾼다. 30년 동안 일관되게 지켜지던 밀입국자 보석 규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20

대규모 불법매춘 조직 아시안 업주 2명 체포

캘리포니아 전역 30여 곳의 주택과 호텔에서 불법 성매매를 벌여온 대규모 아시아계 매춘 조직이 당국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 조직을 이끈 아시안 업주 2명을 체

트럼프 정부 또 하버드 흔들기

“입학자료 내놔라” 소송  백인 차별 검증이 목적”반유대주의 대처, 다양성 정책 등의 문제로 하버드대와 번번이 충돌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는 입학 과정에서 백인 지

1월 핵심 물가지수… 상승세 둔화
1월 핵심 물가지수… 상승세 둔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했다. 연방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1월 주택거래 급감… 혹한·폭설 영향도
1월 주택거래 급감… 혹한·폭설 영향도

새해 들어 주택 거래가 급감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391만건(연율)으로 전월 대비 8.1% 감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1월 혹한

트럼프, 경기부양으로 중간선거 ‘반전’ 노려

감세정책, 세금 혜택 노려관세 배당금 2,000달러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잔여 임기 의회 권력 지형을 좌우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경기 부양에 적극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