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민자 범죄율·인플레
수퍼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하며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 대통령이 경선 승리 선언 연설에서도 거짓 주장을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당선되면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에너지 자립을 위해 유정을 파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며, 국가채무를 갚고 감세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분간의 승리 선언을 통해 후임자인 조 바이든 정부의 이민, 경제, 에너지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거짓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에 의존했다고 꼬집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의 이민 정책을 공격하며 자신이 집권했을 당시 “517마일의 국경 장벽을 세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세운 국경 장벽은 458마일인데, 이는 대부분 기존 구조물을 대체하거나 보강한 것이고 새롭게 건설된 장벽은 47마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멕시코와의 국경 길이는 1,900마일이 넘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날 바이든 정부에서 “이민자 32만5,000명이 국경을 넘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며 “이것은 그들이 국경 개방을 원한다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주장했다. 이 수치는 이민 제한을 목표로 하는 시민단체 ‘이민 연구 센터’가 지난해 총 32만 명의 이민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허가받아 미국으로 입국했다고 발표한 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트럼프 정부 시절 도입한 불법 입국자 즉시 추방 정책인 ‘42호’를 폐지하면서 국경 지대 경비를 강화하고 망명 신청을 앱으로 사전에 받는 새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앱으로 허가받은 뒤 입국한 것은 불법이 아닌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이들이 밀입국한 것으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NYT는 비판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의 도시들이 이민자 범죄로 들끓고 있다. 이것은 바이든 이민자 범죄다”라며 “새로운 범죄의 범주이고 폭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연히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시에는 2022년 4월 이후 17만명의 이민자가 들어왔지만 전체 범죄율은 그대로였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