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뉴스칼럼] '영혼을 위한 햇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6-06 12:37:57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꽃밭 하나를 갖고 싶다./ 힘이 자꾸 빠지는 흐린 봄날에는/ 작은 꽃밭 하나만이라도/ 갖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 … 물을 뿌리고 희망을 키우는/ 절망하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를/ 흐린 봄날에는 갖고 싶다” <김수복, ‘꽃밭’ 중>

삶이 힘에 부치는 날이면 시인은 꽃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꽃밭 하나를 장만해 물을 뿌리고 꽃을 키우면서 희망도 함께 키우고 싶은 마음이다. 

우울한 날이면 이해인 시인은 장미를 보고 싶어 했다. 그의 시 ‘장미를 생각하며’는 이렇게 시작된다.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 그리고 시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위의 시인들에게 꽃과 장미가 어떤 구체적 의미를 갖는지, 어떤 개별적 사연들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꽃밭을 가꾸다 보면 근심걱정 다 잊게 되고, 장미 한 송이 받아들면 울적했던 기분이 활짝 밝아지는 것은 보편적인 경험이다. 꽃이 갖고 있는 신비로운 힘이다.

꽃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경험으로 아는 바이다. 꽃을 심든, 사든, 받든, 주든 … 꽃이 개입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19세기 미국의 식물학자이자 원예가 루터 버뱅크는 꽃이 사람들을 더 나은 존재, 더 행복하며 더 유용한 존재들로 만든다고 했다. “꽃은 영혼을 위한 햇살이자 음식이며 약”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꽃의 이런 효과들이 그냥 기분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사실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팬데믹 3년 동안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으로 고생했다. 이때 처방약이나 상담 등 전통적 치료와 더불어 종종 추천된 것이 꽃이었다. 꽃이나 화분을 집안에 두라는 것이다. 싱그러운 꽃들을 곁에 두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우울하거나 슬플 때 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는 꽃들이 방출하는 화학물질들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특정 색깔이나 냄새들에 끌린다. 그 이유는 이들이 심장박동을 고르게 하고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화학물질들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호르몬 즉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을 방출하게 돕는 물질들이다. 도파민은 우리가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접할 때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생동감을 주며 기분을 고양시킨다.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은 상대방과 연결되면서 하나가 된 느낌을 주며, 세로토닌은 무드와 행동을 관장하면서 전반적으로 기분 좋은 느낌이 생기게 돕는다. 

이들 세 호르몬이 함께 작동하면 심신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극대화하는데, 그 대표적 매체가 바로 꽃들이다. 산행을 가서 알록달록 만개한 야생화들 속을 걷거나 식물원에 가서 진기한 꽃들을 보며 한 나절을 보낸다면 단순히 눈 호사로 끝나는 게 아니다. 영혼에 따스한 햇살이 듬뿍 내려 쪼여서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꽃이 주는 치유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병원들도 늘고 있다. 캔사스 주립대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입원실에 꽃을 두면 환자들의 회복이 빨라진다. 환자들이 진통제를 덜 복용하게 되고 불안 정도도 낮아진다. 환자들이 꽃을 보며 기분이 상기되어 통증을 덜 느끼는 결과이다.  

요즘 남가주에서는 어디를 가나 꽃이 만발했다. 꽃향기 맡으며, 꽃구경하며 매일 동네 한 바퀴씩 돈다면 심신의 건강에 그 보다 좋은 게 없을 것이다. 돈 안 드는 보약이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주는 자극은 인지기능에도 좋다고 하니 노인들은 필히 꽃밭 하나씩 마련했으면 한다. \

[뉴스칼럼] '영혼을 위한 햇살'
[뉴스칼럼] '영혼을 위한 햇살'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강경 핵심 정책 벌써 잡음불법이민 추방 공약 현실화땐  도널드 트럼프(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한 반(反)이민정책과 연방정부 대수술을 예고했지만 고용시장 및 공무원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최선호 보험전문인 몇 가지 술에 여러 가지 향료, 조미료, 감미료 등을 섞어 만든 것을 우리는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칵테일’ (Cocktail)이라는 말을 직역하면 ‘수탉 꼬

PCA 포장업체, 애틀랜타 인근 공장 폐쇄
PCA 포장업체, 애틀랜타 인근 공장 폐쇄

피닉스 인근 새 공장 개설 예정고객 서비스 향상 위해 결정 지난 9일 PCA(Packaging Corporation of America)가 103명이 근무하고 있는 애틀랜타 인근

주지사, 학교안전 보조금 5천만 달러 추가 배정
주지사, 학교안전 보조금 5천만 달러 추가 배정

총 보조금 1억5,800만 달러로 늘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3일 올해 조지아의 학교 안전을 위해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켐프 주지사는 2

[내 마읨의 시] 등불
[내 마읨의 시] 등불

장명자(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바람이 당신을 부르고 흔들 거릴때우리 마음에 심은작은 등불을 켜요 잔잔한 호수에아픔은 아픔으로 담그면서사람은 사랑으로 안으면서한 방울 기름으로 남아

[화요 칼럼] 하얼빈과 꼬레아 우라!

땅 땅 땅!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졌고 기차역 하얼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꼬레아 우라! 꼬레아 우라!”안중근의 피맺힌 절규는 하늘을 찢었고 목숨을 건 외침은 오늘도 우리를 전

아들 혼자 걷게 한 엄마 체포 사건 2라운드
아들 혼자 걷게 한 엄마 체포 사건 2라운드

해당 여성 유명TV 토크쇼 출연체포 부당 호소∙∙∙동조여론 확대 10세 아들이 동네를 혼자 걷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던 조지아 여성이 TV  토크쇼에 출연해 당국의 조

〈한인타운 동정〉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
〈한인타운 동정〉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귀한 손님께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감자탕 전문점 이바돔이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로 황제 우거지탕을 9.99불에 제공한다

켐프, 조지아 인프라 개선에 10억 달러 투자
켐프, 조지아 인프라 개선에 10억 달러 투자

조지아 매치 확대, 소송규칙 개편 조지아 주의회 입법회기가 개막한 가운데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의 급증하는 흑자를 활용해 10억 달러 이상을 대규모 도로 건설 프로젝트와 주

마치 공항처럼∙∙∙등교 때도 금속탐지기 통과해야
마치 공항처럼∙∙∙등교 때도 금속탐지기 통과해야

총격참사 애팔래치고에 금속탐지기교육청, 관내 타 학교에도 설치 추진 지난해 총격참사를 겪은 애팔래치고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학교 안전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