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정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땡볕을 견딘 해바라기 씨앗에서 몇 개 모으고,
초저녁 내 은빛 머리에 닿아
부서지던 별빛에서 몇 개 주어서
책갈피에 꽂아 두었던 낭만들.
친구 잃고 몇 개 꺼내 쓰고,
궂은 비 내리는 날 몇 개 꺼냈더니
어느 새 홀쭉 해진 내 낭만의 책갈피.
더위가 사방을 막고 횡포를 부려도,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
길 잃은 낭만들이 또 있겠지요?
더 모아서
당신이 어려울 때도
몇 개 보낼게요.
*글쓴이 노트
더위가 만발한 날.
겨울에 찍은 눈 쌓인 장독대 사진을 보내 온 지인의 낭만!
그 낭만에서 실어 몇 개의 낭만을 찾아 보았다.
낭만이 버무러진 기억들이
현재의 각박을 견디는 힘이 됨을 아는 우리들 아닌가!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