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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참 좋은 하나님 사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5-15 10:10:41

수필, 박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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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냄새, 하나님 냄새    흙냄새 맡으며  

세상이  외롭지 않다

 

맨발로 삭정이로  흙을 파 헤치며

거기 코를 박는다. 

아  이흙 냄새!

이 깊은 향기는 어디에 닿는가. 

 

머나 멀다. 생명이다.

그 원천. 크나큰 품. 깊은 숨.

생명이 다 여기 모인다.

이 향기 속에 모인다.

이향기 속에 붐빈다

감자 처럼 주렁 주렁 딸려 올라온다.

 

흙 냄새여 

생명의 한통속이여.    ( 시인 정현종,1939년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흙 태초에 하나님 냄새, 하나님 냄새가 어떠 할까? 코를 땅에 묻고 흙냄새를 맡으면 하나님 냄새 맡을 수 있다. 태초에 흙으로 빚어진 사람은 하나님  냄새가 나야 할 것이다. 땅끝 마을 참꽃 피는 교회에 합수나 푸는 목사가 있었다. ''교회 변소 조카 퍼야쓰것는디…'' 부지런하기는 이팔 청춘은 저리 가라하신  노 목사님이 새로 부임한 젊은 목사에게  교회 똥간 청소를 하라 하신다. 따순 봄날에 만덕산 넘어 게으른 누렁이를 데리고 늦봄 구경이나 갈까 했는데, 웬 똥간을 푸라 하신지요.  참기름이나 한 병 들고  마량 바닷가에 나가  생낙지나 씹어볼까… 간밤에  못 다 읽은 소설책이나 마저 읽었으면 좋겠고… 설교 준비한답시고 대청마루에 벌렁 누워 노는 것도  따순 봄날의 예의 아닐까 싶다. 교회 합수 푸는 목사는 '참꽃 피는 마을'  저자 임의진  목사님이다. 아버지 목사에 이어 아무도 찾지 않는 내 고향 만덕산 기슭에 교회를 세운 목사님이다.  만덕산은  다산 초당 옆 기암 절벽 바위들, 참꽃 피는 계절에는 연분홍 치마 폭을 휘감은  신선이나 사는 동네로 선비의 향이 흐르는 덕으로 쌓인 산이라 만덕산이라 했다. 그 참꽃 피는 마을에 찿아 온 시인 임의진 목사님이시다. 그는 가끔 동네 할머니를 등에 업고 병원을 찾아가고, 손수 밥그릇도 씻고, 옆에 함께 산 나무들에게 부채질도 해준다.

매미 한마리가 나무위에서 운다.

사랑하고 싶다고 

매미 가슴에서 하나님이 노래한다.

하나님 노래는 

사랑 빼면 아무것도 없다.

사랑에 빠진 노래는 매미도 안 부른다.      

오늘같이 교회가 무슨 기업이나 된 것처럼  궁궐같은 건물에 수만 명이 모이고, 헌금이 넘쳐나  교회 비리가 비일비재한 세상에  교회 똥 푸는 목사는 진짜 목사 아닐까… 목사님이 몰래 숨어 노름을 하고 몇천 명 모인 교회가  파산 지경에 이르는 세상에  목사가 교회 똥까지 푸는 사람이라면 진짜 하나님  사람일 터다. ''왜 똥은 교회까지 와서 싸고 그런단 말이여… 집에서  싸지마는… 그래도 싱글 벙글  합수통 지고  휘파람 부는 목사님  난 그런 교회에 다니고 싶다. 흙속에 발을 묻고 마치 태초에 하나님 창조의 품처럼  하나님 품에 안긴 생명에 닿을수 있다. 흙을 떠난 인간은  태초에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숨을 받을 수 없다. 흙을 통해서만  태초의 냄새 참 하나님의 숨결을 느낄수 있다. 하나님 말씀은  시가 아닌것이 없고 목사님 또한 하나님 가슴을 시로 노래한다면 오늘의 교회 뷔페는 없었으리라….

한국 교회는 신도가 백만이 넘는  교회가  많고, 어떤 목사는 ''하나님 너 잘못하면 없어…''  천하 망언을  한 목사도  그 발아래 엎드린 신도가 백만이 넘는다는 기사를 읽고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나님은  어디에 살아 계실까…  내 고향 참꽃 피는 마을에 똥푸는 목사님이 계시다니 고향에 찿아가 꼭  만나뵙고 싶다. 진심으로 하늘에 감사한다.  

꼭꼭 숨어라

보이지 않게 숨어라

내 어릴 적 술래 잡기

사랑하는 사람 찾았으나

보이지 않네.

 

뻐꾸기 울음에 칡꽃 피는 

질마재 너머 첩첩 산중

절간에나 계실까

돌문 굳게 닫힌 

수도원에나 

계실까

 

내 사랑하는 사람

아무데도 아니 계시니

이제는 서산에 해질 무렵

저승에라도 가서

찾아봐야 하려나    (서정태 시인 )

 

합수통 지고  싱글 벙글  휘바람  불고  가는 나를 보신 아버지 목사님은 이상하다  싶으신가… 최고 학부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목사가 되더니… 

연방 고개를 가우똥하신다. 예배당 현관에 늘어지게 낮잠을 자던 누렁이도 놀라 깨어 나를 해괴히 쳐다본다.  내 머리에 빛 너울이 쫙 깔린 걸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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