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모든 미국인이 여러분 지원"…정치권, 총기 규제 거듭 거론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 2주기를 맞아 16일 한인들과 현지인, 정치인들이 추모식을 개최하고 아시안 차별 중지 및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추모 행사는 이날 아침 조지아 주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으로 시작됐다.
총격으로 희생된 한국계 고 유영애 씨의 아들 로버트 피터슨 씨는 "최근에도 보고 싶은 어머니가 나오는 꿈을 꿨다"며 "무자비한 폭력 때문에 어머니는 가족들과 함께 할 권리를 빼앗겼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어 "어머니도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뭉치는 모습을 보시면 기뻐하실 것"이라며 "이제 아시안 증오범죄 퇴치를 위해 내 인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중국계 고 시아오지 탠 씨의 전 남편 마이클 웹 씨는 "총격범은 총기상에서 30분 만에 반자동 권총을 구입하자마자 아내를 포함해 8명을 살해했다"며 "저 개인적으로도 총기 소유자이지만, 상식적인 수준의 총기 규제 및 안전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둔 중국계 미셸 오 주 하원의원과 아시아계 의원 5명은 이날 총기구입 신청부터 완료까지 3일간의 대기기간을 두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발표했다.
오 의원은 "조지아주는 미국에서 가장 총기 규제가 느슨한 지역이며, 잇단 총격 범죄를 막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추모식에서 에리카 모리츠구 백악관 아태계 연락 담당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한을 낭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은 유족의 아픔을 잘 알고 있으며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동안 아시안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계속되고 있으나, 여러분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며 모든 미국인이 여러분을 지원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지역사회의 추모도 이어졌다. 이국자 애틀랜타 한국학교 이사장은 "총격으로 사망한 여성 대부분은 중장년 여성이었으며, 희생자 중 1명은 나와 같은 74세였다"며 "총격으로 나와 같은 사람들이 희생된 데 한인들은 충격받았으며, 그 슬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눈물지었다.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한 존 오소프·라파엘 워녹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조지아인들은 증오와 편견에 맞서 아시안 혐오를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하며, 우리 상원의원들도 공공 안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년 전인 2021년 3월 16일 조지아주에서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이 애틀랜타 지역 스파 2곳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이 숨졌다.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고 이 중 4명이 한인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