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을 뚫고 어린 쌍둥이 딸을 구해낸 아빠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화마에 전 재산을 잃고 큰 화상을 입은 이들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이 몰리고 있다.
31일 CNN 방송에 따르면 미시간주 이스트포인트에 사는 레이 루카스(23)는 여자친구와 함께 우유를 사러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집이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목격했다.
집에 있던 모친이 마당에서 정신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가운데 루카스는 망설이지 않고 불타는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18개월짜리 쌍둥이 딸을 데려 나오기 위해서였다.
루카스는 CNN에 "말문이 막힐 정도로 놀랐고 행동이 바로 앞섰다. 아기들을 데리러 집으로 뛰어갔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화염과 연기를 헤치고 쌍둥이들이 자고 있던 지하층으로 뛰어 내려간 그는 "아이들이 의식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쌍둥이 딸을 가슴에 안은 루카스는 연기 때문에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아 자신의 발자국을 다시 밟아나가며 겨우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루카스는 아이들을 자신의 모친에게 넘겨준 뒤 조카딸이 아직 집 안에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으나 찾지 못했다고 한다.
밖으로 나와 뒷마당을 살펴보던 루카스는 2층 창가에 있던 조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조카에게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라고 외친 뒤 무사히 손으로 받아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5일 동안 입원했던 루카스와 쌍둥이 딸은 얼굴과 몸 곳곳에 2∼3도의 심한 화상을 입어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로 집이 완전히 무너지는 바람에 이들 가족은 모든 재산을 잃고, 어마어마한 의료비 청구서를 받아든 처지라고 CNN은 전했다.
다행히 한 친척이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지난 21일 사연을 올린 지 열흘 만에 모두 35만달러(약 4억원)가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