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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요람 별곡 (搖籃 別曲)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5-28 13: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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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돌아오고 5월이 되면 아득한 세월을 거스르듯 부모님 사진이며 그 시절 풍경이 담긴 가족 사진을 꺼내보게 된다. 떠나신지 반세기를 훨씬 넘기신 아버님과 스물 일곱해 전에 소천하신 어머니 여훈은 언제나이듯 포근하고 세월을 거스르는 숨결이요 그리움이다. 

여태껏 편집해온 사진 앨범을 백과사전 간직하듯 책장 중심부에 자리잡게 해놓았다. 흑백 사진까지 세월의 유수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가보로 간직되고 있다. 흑백 사진이 밀려나버린 시대상이 경박하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현란하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디지털문명 또한 어정쩡 반기고 있다. 휴대 전화기로 시도 때도 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총천연색 컬러 시대를 회유하듯 흑백의 시간이 흐르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제 흑백사진은 전문적 사진 작가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 현상소에 사진을 맡기지 않아도 되는, 해서 사진이 현상 과정을 거쳐 나오기까지의 기다림도 증발해버린 시간의 귀추가 흑백시절을 불러내고 있다. 흑백 사진이 남긴 시간 속으로 회귀하듯 되돌리고 싶어진다. 흑백 사진 속 부모님은 흘러가버린 세월 속에서도 속수무책 그 옛 모습을 지켜내시며 그 옛집에 생존해 계신다. 신비한 세월은 그대로인데 외홀로 나이든 노인네가 되어 사진첩을 뒤적이고 있다. 온돌방 아랫목 온기같은 옛집 추억 속으로 거슬러 올라 유년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뵙고 정원이 깊던 유소년기의 그때 그집에서 한 번쯤은 살아지고 싶다. 따스했던 훈기가 희석되지 않고 있기에 갈수록 빈자리가 쓸쓸하고 차갑다. 

요람에서 세상 모르고 살았던 세월도 잠시, 어느 결에 내 아이들의 요람을 마련해주어야 하는 부모자리에 서게 되었다. 받은 사랑에 비해 못다준 사랑의 빈틈만 눈에 들어와 애틋한 아쉬움은 촛불에 일렁이는 그림자처럼 짙은 음영을 만들어 가고있다. 겪어보지 못한 과정이라서 준비 없이 얼떨결이듯 부모가 되었기에 가사며 육아를 배워가야 했고, 그 깊이와 너비와 높이를 재조명해가며 조심스레 일구어가야 했었다. 자녀가 태어나고 가족 구성원임을 자각하게 되면서부터 감당해야 할 도덕적 의무는 감지하고 있는지, 인격적 됨됨이를 갖추어가야 하는 것도 마땅한 도리란 것을 깨우쳐가고 있는지, 성장과정을 보호해주고 지켜주며 필요 불가분한 환경조건을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 나눔과 헌신의 가치를 적립해가고 있는지 노심초사 속을 태웠다. 

자식 얼굴에 웃음꽃이 피면 부모 가슴에선 행복의 눈물이 꽃핀다는 것도, 행복도 함께 누려야 부피가 커 간다는 것도 체득해가면서 사랑을 집착으로 만들지 말아야 하는 잔잔한 참묵까지 배우게 되었다. 가족 한사람 한사람이 스스로 한 송이 꽃임을 깨닫게 해주어야할 의무감이 깊어가는 동안 머리에 서리가 앉는 줄도 몰랐다. 세상은 늘상 소란스럽고 분주하지만 지상에서 가장 영민한 삶의 길을 제시받는 다사로운 터전이 가정이다. 가늠없이 충전되는 사랑과 신뢰와 소망이 마그마처럼 솟구치는 신비의 온상이다. ‘너는 할 수 있어, 내 자식이니까’라는 조건없는 사랑 탓에 용기를 얻어낼 수 있는 포근한 품이요 세상 편한 쉼터요 비길 데 없는 요새이다. 가족은 세상살이 에너지원 원동력의 근원이요, 가정은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주는 아늑한 휴식의 보금자리다. 혈연으로 맺어진 울타리에서 사랑과 보실핌을 나누고 공유하며, 함께 성화 되어가는 유일한 공동체이다. 해서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 이라 했나보다.

엄격을 내세우는 아버지 사랑법이지만 찬바람 새어드는 바람벽을 온몸으로 가려주고 저돌적 세상 공격에는 든든한 방패로, 미더운 지붕이 되어준다. 살가운 어머니 사랑법으로  온 몸 아낌없이 피와 살을 녹여 혼신으로 자식을 품어내며 가슴저린 모성애로 사랑의 둥지를 지켜왔다. 

살얼음 세상을 묵묵히 덥혀내는 부모님이 자식들의 눈동자엔 영웅으로 새겨진다. 가족이란 이름의 돛배를 타고 풍랑을 넘어서고 풍파도 견디며 노를 젓고 돛대를 세우고 거두기도 하면서 망망한 대해를 가로지르며 횡단하는 것일게다.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했기에 희망을 붙들고 풍랑마저도 행복한 바람으로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이 싹트는 대지요 신성한 삶의 요람이다. 경건의 요람이요, 은혜의 요람이요, 세상에서 유일무이 존재하는 구원의 요람이다. 사랑의 요람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사랑을 이루기 위해 부모가 되어지고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자식이 되어지는 것이 가족이다. 가정은 세상 속의 유일한 요람이요 영원한 삶의 요람일 수 밖에 없음이다. 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가정의 달 5월이 되었으면 한다. 5월 뿐 아니라 해마다 한 해의 마지막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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