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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사모곡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5-07 15:15:29

칼럼,행복한아침,사모곡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5월 어머니날이 되면 절대적 보호자로 온화하신 헌신과 신실로 어머니 자리를 지켜내시며 아름다운 발자욱을 남겨주신 어머니께 가슴저미는 사모곡을 올려드리게 된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반백이 된 여태껏까지 희석되질 않은 채 항시 메아리지듯 우러나오는 것은 채찍보다 눈물로 키워주신 사랑 때문일게다. 

부산 대학병원 전신인 부산 부립병원 수간호사셨고 일제 강정기에 보기드문 신여성이셨다. 아버지께서 3남이셨는데도 시부모님을 모셔온 부지런하고 효심 깊은 분이셨고 집안 대소사를 유연히 감당하시며 음식 솜씨 또한 탁월하시어 요리 강습과 다도(茶道)를 가르치시기도 하셨다. 대학에 입학하던 해에 5.16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고 군부가 나라를 장악하는 회오리 난국에 휩싸이면서 군사정권의 비열한 만행으로 비통하게 아버지를 떠나보내게 되었다. 그때 내 어머니는 40대 초반의 곱디고운 나이셨다. 아내의 자리를 소롯이 접으시고 긴 세월을 외홀로 5남매의 울타리가 되시어 변함없는 희생의 천사로 살아오셨다. 남편 없이 세상을 헤쳐 가야 하는 삶의 무게가 어떠하셨을까. 젊은 엄마가 늙어가시고 외롭게 남겨질 날을 어찌 떠올리지 못했을까. 마냥 어머니는 굳세고 당당할 줄로만 알았는데. 비로소 자식낳아 길러보고서야 어머니의 가없는 사랑을 절절히 깨달을 수 있게 되다니. 온고지신, 역지사지, 스승이셨고 일생을 오로지 자식을 위한 유일한 방패로 존재하셨다.

어머니께서 살아오신날 만큼 살아온 여식은 모태로부터 개체로서 독립은 했지만 위기 앞에 서게되면 어머니부터 찾게 된다. 몸에 신열이 나도, 돌뿌리에 넘어져도, 세상살이가 무겁고 목 마르고, 무섬증이 일어도 얼치기마냥 어머니를 불러대곤 했었다. 머리에 서리를 얹고도 어머니를 부르면 일단은 살 것 같고, 고요한 평온이 찾아들곤 한다. 내 어머니 자리는 명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탄사로 때론 신호탄처럼 쓰여지는 부름이었다. 무서워서 기겁할때도 위험에 처해 부르짖는 비명도 ‘엄마야’로 일관된다. 무조건적인 희생이라 계수같은 건 필요치 않다. 받은 사랑을 어이할거나 싶어 고이고이 돌려드리고 싶은데 기다려주시지 않으신다는 명명백백한 사실을 까무룩 잊고서 지내온 통한이 시간이 갈수록 간결해졌으면 좋으련만 퇴화하듯 쌓여만 간다.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했던 것을.

기쁨이 끼어들 땐 어머니가 계셨더라면하고 두리번거리게 되고 영원한 길벗이 되어주신 엄마 내음은 계절마다의 색깔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온 몸을 감싸준다. 어른이 되어도 부모 앞에선 늙지 않는 신로심불로가 되어 초월적 신비로움을 품은 영원으로 이어지는 유통기한 없는 사랑으로 존재하고 계신다. 받은 사랑을 티끌 만큼도 돌려드리지 못한 채 아래로 흐르는 사랑을 어머니께선 이미 독해하시고 서운해하지 않으실거라는 신뢰로 마냥 잊고 사는 날이 더 많았다. 생의 구비구비에서 하늘이 되어 가려주셨고 바다 같은 깊은 사랑으로 넘실대며 지켜주셨는데 그 흐름을 어머니의 손녀들에게 눈시늉도 제대로 못한 채 위로도 아래로도 부끄러운 딸로, 어미로 미욱한 몸짓이 되어 겉돌고 있다. 고매하셨던 인품을 배우고 익혀두었어야 했는데 후회와 비탄이 삶의 고비고비 길목마다에서 떠오른다.

생의 여정에서 교차로를 만날 때 마다 붉은 신호등으로 때론 푸른 신호등이 되어주셨다.

선하게 사는 법을 몸소 가르쳐 주셨고, 집안에 찾아드는 식객이든 길손이든 후한 대접으로 섬김의 도를 손수 보여주시며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길을 친히 보여주셨다. 부드러운 마음이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는데. 어머니자리를 지켜내는 길을 새겨두지도, 담아두지도 못한 채 얼떨결에 준비없는 엄마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후회가 지금 껏 가슴을 친다. 

결곡한 우매가 빚어낸 부족과 결핍, 불충분했던 것, 못다해준 미숙했던 것만 숙제처럼 수북한 엄마 자리가 부끄러움 투성이로 부피를 더해갈 뿐이다. 어머니의 어머니도 그 어머니를 그리워하셨을 터이고 황혼녘 노을 앞에 선 나이 든 엄마도 내 어머니를 그리워하듯 사랑하는 딸네들이 차마 그리워할 만한 어머니 자리로 수습해 두기에는 많이 늦어버렸다. 있는 모습 그대로 남기고 갈 수 밖에. 이미 종착역이 가까운 간이역에 서 있는데. 어머니 생애의 눈물이 기도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으매 이제나 저제나 어머니의 봄날도 연연히 피어나기를 바램하는 마음을 담아 통한의 사모곡을 올려드린다.

다시 태어난다해도 어머니 딸로 태어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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