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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삶의 균형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4-02 15: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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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서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하게되면 살펴야할 일들이 기다리 있다. 여행 전의 익숙했던 습관으로 재빨리 전환해야 하는 것인데 일상을 꾸려가는 속도가 굼뜨졌고 가재 도구 위치며 방향 감각까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하루 꼬박을 멍때리며 일상이 서버린 듯 속도감 없는 하루를 보냈다. 딸네랑 이러저런 수다를 떨었는데도 밤이 깊어지자 못다한 얘기거리가 남아있는 것 같은 왠지 허전한 마음이 된다. 나이가 익어가는 현상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어가는 주책의 시작인지, 이렇듯 멋쩍고 아무 맛도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딸내들이 있다는 자부심에 애매모호한 독백이 주저리 주저리 늘어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나이 탓인가보다. 하루 온 종일을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빈둥거림을 해보았다. 느긋한 비움의 시간을 가져보면서 이런 짓거리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는데 시간 낭비라 다그치며 스스로 몰아붙이고 닥달했던 시간들이 무색해할 정도로 한가롭게 시간을 흘러보내며 하루를 소모해 버렸다. 내 집의 편안함을 새삼 즐기면서. 게으름도 능력일 때가 있다는 반론이 진행되면 어쩌나 싶을 만큼.

세상 흐름에는 관심이 줄어들고, 인생들의 역지사지에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 혼자 놀기가 흥미로워지고 혼자 노는 시간도 늘어날 기세다. 팬데믹 자가격리 후유증일 수도 있곘지만 혼자 노는 재주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건설적 진보로 추켜세워주고 싶다. 세상 편하게 살 수 있는 비법을 습득 한것 같기도 하고, 내놓고 자랑한 만한 에피소드는 아닐 것 같지만 이렇듯 나이가 들어가나 싶다. 평소 일상에선 실감나지 않는 혼잣말 정도의 독백인지, 농담인지, 아니면 무언가를 향한 그리움의 몸짓인지, 어쩌면 추억을 불러 모으고 싶음인지 분간하기 힘든 장르를 모색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사념의 깊은 샘을 종일 두레박질하고 있었나 보다. 마음 속 체념과 고백을 서정적 혼잣말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뭔가 알 수 없는 바램이 환청처럼 저며들기도 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있는 딸네들 생각에 갑자기 표현 못할 즐거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런저린 생각의 직감들이 물안개처럼 몰려와 모노로그를 연출하고 있는 감각의 사유작용을 직관하기에 이르렀으니까.

세월의 무상함보다 깊은 울림을 맛볼 수 있는 고독과 우정, 인생을 바라보는 내면적 시선의 농도에 심취해지는 신비함에 휩싸이기도 한다. 대리만족이란 핀잔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자녀들이 이루어놓은 금자탑이 마치 내 생애의 최고봉에 도달한 것 같은 높은 경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까지 넓혀보는 생경스런 링크 실험까지 실감해보는 횡재가 언감생심 축복이 아닌가 싶다. 최근들어 아시아계 증오범죄로 세상이 험악해지고 있음이라서 정신 바짝 차리고 똘똘하게 살아야 한다는 딸네들의 충언을 깊이 수용하기로 했다. 최선껏 빅패밀리 울타리를 지켜내기 위해 영육간의 강건함을 지켜내며 삶의 균형과 속도를 돌아볼 기회로 삼기로 했다. 가당찮은 목표를 세우고는 스케쥴 조절을 위해 지름길 찾기에 바빴고 느슨함보다 신속함을 추구했던 터였는데 이제사 더디게, 천천히를 선호하기에 이르렀다. 고속도로보다는 로칼을, 급행 보다 완행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결정할 일을 앞두고도 심호흡으로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길을 택하게 되었다 그럴수록 세상이 더욱 선명히 보이고,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됨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

잠깐의 돌아보는 시간 조차에도 쫓긴다면 삶의 균형을 재정비가 시급히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둘러가는 길을 택하노라면 길 모퉁이를 돌기도 하고 내리막 길을 만나기도 하지만 문득 지름길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라서 힘들면 쉬어가면 그만이다. 살아온 내내 속달 우편처럼 살아온 것 같다. 시간 주름을 어찌 그리 급하게 접으며 살아왔는지. 조급증을 여직 버리지 못한 채라서 삶의 얼라이먼트를 놓치지 않으며 생각의 균형까지 재정비하듯 살펴볼 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일랑은 기준치 이하에 두고 가치관 기준으로부터는 가끔은 밀려나기도 하면서 평온과 누림을 최우선의 선택으로 삼는다면 빛부신 보람을 얻게 될 것이다. 초라한 밥상이든 화려한 진수성찬이든 배부르기는 매한가지, 빛나는 가죽 구두를 신든 허름한 운동화를 신든 생의 이룸은 가늠할 수 없는 것. 천천히 느리지만 여유로운 행보로 걷노라면 보지 못했던 것들이며 듣지 못했던 것들을 듣고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이 부푼다. 삶의 균형을 재정비하노라면 팬데믹 와중에도 더없이 값어치있는 삶을, 새롭듯 진정한 자유함을 회복할 수 있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의 상승을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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