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줌, 편리하지만 피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3-12 10:10:13

뉴스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이제는 역사의 유물이 된 비퍼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처음 나왔을 때는 허리에 하나 차고 있으면 없는 사람들과는 구별됐다. 비퍼가 도입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 직종도 많다. 하지만 비퍼는 족쇄이기도 했다. “삐삐-“ 울리면 급히 부근의 전화기부터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휴대전화는 말할 것도 없다. 완충역이라고 할까, 그런 역할을 해 줄 시간은 이제 사라졌다. 뭐든 즉각적이다. 편리해진 만큼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성급한 응답이 실수를 부를 수도 있다.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이 있게 마련, 줌도 마찬가지다.

 

팬데믹 전에는 일반 사람은 존재도 잘 모르던 줌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유용하고, 편리하다.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으니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점차 줌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줌 사용이 일상화된 사람, 직업상 줌을 필수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 곧 그들이다.

 

재택 근무가 줌 근무가 되면서 일과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에 30분짜리 줌 미팅을 13개 해야 했다는 한 전문직 종사자는 저녁7시면 침대에 눕게 된다고 한다. 줌 근무 일주일이면 기력이 소진된다는 이도 있다. 업무 피로도가 오피스 근무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달 미 심리학회의 간행물(Technology Mind and Behavior journal)에 실린 줌에 관한 한 논문이 관심을 모은다. 스탠포드 대학의 한 교수가 쓴 이 논문은 최근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줌 피로’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클로즈업된 사람의 눈을 과도하게 오래 주시해야 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직접 만나 미팅을 할 때는 이렇지 않다. 듣다가 노트를 내려다보거나, 옆자리 사람과 잠시 말도 나누게 된다. 하지만 화상 모임에서는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처럼 상대방에게서 눈을 떼기 어렵다.

 

자신의 얼굴이나 제스추어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도 처음에는 신기할 지 몰라도 계속되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다. 오피스에서 종일 누군가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 얼굴 표정까지 거울로 비추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자연히 자신의 표정과 동작에 신경이 쓰이고, 평가도 하게 된다.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세팅해 놓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동영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앉은 자세나 몸의 움직임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 걸어 다니며 할 수도 있는 전화와 비교하면 명확하다. 영상 통화를 하면 한 자리에 붙박이가 된다. 이런 동영상 모임은 인지적인 부담을 높이고, 쉬 정신적인 피로감을 불러온다.

 

이런 지적들이 제기되면서 비디오 미팅과 관련한 피로도를 수치화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줌 사용자 1만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마친 연구팀도 있다.

 

줌 피로도는 특히 줌 미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더 심각하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회사의 매니저 등이 곧 그들이다. 일부에서는 화상회의가 최선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한다. 굳이 얼굴을 보지 않고 전화로만 업무를 해도 지난 수 십년간 아무 문제 없지 않았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줌이 코로나 시대의 총아가 된 것은 그만큼 유용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비퍼에서 휴대 전화, 음성 통화에서 영상 통화로 발전해 가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뒤로 되돌릴 이유는 없다. 팬데믹이 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한 영상 회의의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들이 강구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줌 피로도를 낮추는 일은 사용자들도 일부 시도할 수 있다. 미팅 도중에 고개를 돌리며 쉬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줌 회사측도 고객들의 이런 의견을 반영해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동영상 통화와 모임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기대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 내 삶의 축, 북극성을 찾아서
[수필] 내 삶의 축, 북극성을 찾아서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 적절한 때는 언제일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 시점에 이르고 보니, 지나온 발자취를 한 번쯤 깊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나?

최선호 보험전문인  “울며 겨자 먹기”라는 속담이 있다.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겨자는 맵지만 어떤 음식에는 꼭 필요하다. 이를테면 냉

“애틀랜타 동포들과 따뜻한 향수 나눌 것”
“애틀랜타 동포들과 따뜻한 향수 나눌 것”

“오랜만에 만나는 애인처럼”… ‘발라드의 레전드’ 변진섭 4일 오후 8시 둘루스 콜리세움서 콘서트 개최 1980~90년대 대한민국을 발라드의 감성으로 물들였던 가수 변진섭이 애틀랜

외식창업 ‘베이커리 카페’가 대세
외식창업 ‘베이커리 카페’가 대세

지난달 오픈 식당 중 절반 한인업체 진출도 두드러져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최근 문을 연 식당 가운데 카페와 베이커리, 베이글 전문점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타운을

〈한인타운 동정〉 '한인회 동포건강 걷기대회'
〈한인타운 동정〉 '한인회 동포건강 걷기대회'

애틀랜타한인회 동포건강 걷기대회봄맞이 동포건강 걷기대회는 3월 28일 오전 9시-오후 1시 스와니 조지 피어스 파크에서 실시한다. 중식 제공한다. 바디프랜드 창립기념 프로모션바디프

애팔라치 고교 총격 사건서 "총격범에 총기 선물한 부모도 유죄" 평결
애팔라치 고교 총격 사건서 "총격범에 총기 선물한 부모도 유죄" 평결

교사·학생 4명 총격 사망…검사 "자녀 총기 방치한 부모도 책임" 2024년 9월 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윈더의 애팔라치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

이란 사태 여파 애틀랜타 개스값도 ‘들썩’
이란 사태 여파 애틀랜타 개스값도 ‘들썩’

1주일전 대비 갤런당14센트 ↑전문가 “10~30센트 더 상승” 이란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개스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귀넷 ‘2026 유스 서밋’ 4월 개최, 참가자 모집
귀넷 ‘2026 유스 서밋’ 4월 개최, 참가자 모집

청소년 안전, 리더쉽, 마약예방 교육 귀넷 카운티가 주최하는 ‘2026 유스 서밋 (Youth Summit)’이 오는 4월 7일과 8일 이틀간 슈거힐 E Center에서 열린다.

위대한 미국 장학생 신청 3월 31일 마감
위대한 미국 장학생 신청 3월 31일 마감

2월 말 현재 신청자 예년 20%로 부진 ‘위대한 미국 장학재단’(GASF·이사장 박선근)의 제3회 장학생 지원 마감이 3월 말에 종료된다.미 동남부 지역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한인

8세  초등생 장전 총 들고 등교..."부모 책임"
8세 초등생 장전 총 들고 등교..."부모 책임"

홀 셰리프국, 부주의 혐의 기소  8세 초등학생이 장전된 권총을 들고 등교한 사건과 관련 해당 학생 부모가 형사 기소됐다.2일 홀 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달 26일 마이어 초등학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