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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사재기와 스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2-04 10:10:39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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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첫 코로나 백신 승인 소식이 전해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에서는 일부 사재기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지난 봄 1차 사재기 파동 때 만큼은 치열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재기의 주 대상이 왜 하필 화장지인지는 여전히 그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고 있지 않지만, 화장지가 있던 마켓의 선반은 빈 데가 많다.

 

1차 때는 한인 마켓의 쌀과 라면도 달랑거려 가슴이 철렁했던 사람도 있다. 빵 재료와 육류 등 식품류도 품목에 따라서는 품절되거나 가격이 많이 올랐다. 그런 가운데 스팸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식품 중 하나였다. 가공육인데다, 짜기도 해 보통 때는 찾지 않는 소비자도 많지만 스팸은 코카콜라, 맥도널드, 피자 헛 등과 함께 대표적인 아메리칸 브랜드로 꼽힌다.

 

1937년 처음 시장에 나온 호멜 식품(Homel Foods)의 스팸은 햄과 다진 돼지 어깨살이 주재료. 당시 냉장고가 아닌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유일한 통조림 식품이었기에 경쟁력이 높았다. 지금까지 세계 44개 국에서 80억 통이 판매됐다.

 

스팸이 미국인의 아침이나 점심 메뉴 중 하나로 자리잡은 데는 실질적인 이유가 있었다. 싼데다 배를 채워주고, 선반에 오래 보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팸 소비가 급증한 것은 2차 대전 때였다. 전선의 병사들에게 중요한 식품이 됐다. 당시 군에서만 1억5,000만 파운드가 소비됐다고 한다.

 

군인들은 스팸 기름으로 총에 윤활유를 치거나, 군화를 닥기도 했다. 스팸은 미군이 주둔했던 여러 나라에서 군인들을 통해 퍼져 나갔다. 한국에는 부대찌게로 남았다. 스팸 세트가 연말 선물용으로 자리잡은 한국은 스팸 소비가 많은 스팸 강국중 하나다.

 

양념 햄(Spiced Ham)의 줄인 말인 스팸(Spam)은 주 재료에다 소금, 물, 설탕, 질산 나트륨을 더해 만들었다. 여기에 10여 년전 감자 녹말이 더해졌다. 녹말이 더해진 것은 스팸의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끈적한 젤라틴을 줄이기 위해서 였다.

 

다양한 향취가 더해진 스팸도 출시됐다. 스팸 버거, 50% 저지방 스팸, 매운 스팸, 베이컨 스팸, 스팸 테리야끼, 스팸 할라피뇨 등 신상품이 줄을 이었다. 스팸은 다양한 음식에 활용도가 높다. 지난 1940년에는 스팸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50가지가 20페이지 짜리 책자로 묶여져 나오기도 했다.

 

스팸은 지역 음식과 결합해 보폭을 넓혔다. 일본인이 많은 하와이에서는 스시와 결합했다. 스팸과 밥을 김으로 만 스팸 무스비는 인기 간편식이 됐다. 하와이에서는 연 700만 통이 소비될 정도로 스팸의 인기가 높다. 맥도널드에서는 스팸, 계란, 쌀을 재료를 하는 메뉴를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햄버거 바에서는 스팸 튀김, 필리핀에서는 스팸이 볶음밥과 한쪽만 익힌 계란 프라이와 합쳐 아침 메뉴가 됐다.

 

전투식량으로 각광받았던 스팸은 미국인들에게 애국 식품이란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 2차 대전 후에는 참전 여군으로 구성된 ‘호멜 걸스’라는 공연단을 조직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연주와 제품 마케팅을 겸했다. 스팸 쿠킹 페스티벌, 스팸 박물관, 스팸 레서피 콘테스트 등도 개최했다.

 

스팸은 비싼 요리에 사용되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요트 클럽에서는 성게와 버섯이 더해진 스팸 볶음밥이 인기. 거위 간인 푸아 그라와 스팸을 결합한 요리도 있고, 이탈리안 요리에 사용되기도 한다. 스팸으로 상치 쌈을 하면 맛이 훌륭하다는 사람도 있다. 요즘 같은 때 매일 집밥을 해야 한다면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스팸 활용법을 생각해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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