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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대선에서 루저가 된다는 것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1-13 10:10:59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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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에서 패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선택받은 사람들밖에 없다.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는 한 그 감정과 느낌을 어찌 알겠는가. 모든 대통령 선거는 거대한 정치 드라마이기도 하므로 전해오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1948년 대통령 선거, 현직인 해리 트루만에게 공화당의 토마스 듀이가 도전했다. 선거일 밤, 뉴욕 주지사이기도 했던 듀이가 아내에게 물었다. “미국 대통령하고 잠 자는 기분이 어떨 것 같소?” 아내가 대답했다. “대단한 영광이죠. 여보, 그걸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그 선거의 승자는 트루만이었다. 다음날 아침 식탁, 듀이의 아내가 물었다. “여보, 오늘 밤 내가 백악관으로 갈까요? 아니면 해리가 우리 집으로 올까요?”.

 

패자의 에피소드지만 유머가 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다는 것은 조크가 아니다. 선거전에 쏟아 부었던 셀 수 없이 많은 시간과 에너지, 수많은 연설, 선거자금을 끌어 모으려 애쓰던 그 모든 수고와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마는 일이다. 무엇보다 그를 밀어준 수 백만의 지지자들.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야 할 때 그 고통과 자괴감이 어떻겠는가.

지난 1972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에게 패했던 조지 맥거번. 12년 뒤 그를 만난 사람이 물었다. “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가?”. 맥거번이 대답했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게 됐을 때 내가 알려 줌세.”

2008년 대선의 패자인 잔 매케인은 이렇게 말했다. “선거에 지고 나서 마치 어린 아이처럼 잤다. 두 시간 자고 일어나 울고, 또 두 시간 자고 일어나서 울고-.” 알려진 것처럼 그는 베트남전 포로생활에서도 살아남은 강인한 사람이었다.

이런 충격 때문에 대선 패배를 선선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지난 2000년 당시 민주당 후보이던 알 고어는 선거 다음날 아침, 경쟁자였던 아들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선선히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곧 이를 철회했다. 플로리다의 선거 결과가 불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연방 대법원에서 부시의 승리가 확정된 것은 그로부터 36일 후였다.

투표 당일에만 해도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 소식을 접했을 때 보인 반응은 “대체 무슨 일이야(What happened)” 였다. 믿을 수 없는 일어 벌어졌을 때 내뱉은 이 말은 2017년에 나온 힐러리 회고록의 제목이 되었다.

대선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중 하나로 꼽히는 1960년, 케네디와 닉슨의 대결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부통령이기도 했던 닉슨에게 선거 결과에 도전할 것을 권했다. 초박빙의 결과는 민주당의 사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닉슨은 이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거 불복은 헌법적 위기와 미국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닉슨은 이후 1968년과 1972년 잇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불행히도 재임 도중 사임하기는 했지만, 그전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후 다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마지막 정치인으로 기록됐다.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후 인생 2모작을 훌륭하게 경작한 사람도 많다. 레이건에 패해 재선에 실패했던 지미 카터는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지난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환경보호 운동가로 변신한 알 고어 역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그해 아카데미 상을 받기도 했다.

아들 부시에게 패했던 잔 케리는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장관, 매케인은 그후에도 여전히 상원의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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