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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샤이 트럼프’는 있었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1-05 10:10:41

샤이트럼프,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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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과 우려대로 3일 치러진 미 대선의 승자는 4일 아침이 밝은 후까지도 가려지지 않았다. 몇 개 경합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피를 말리는 접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결과는 6일까지 접수되는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를 열어 본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직 승패가 가려지지 않았음에도 트럼프는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기선 잡기에 나섰다. 바이든 진영도 “승리 궤도에 올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승리의 여신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그런 가운데 두 후보와 지지자들만 초조한 마음으로 최종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 시관들도 경합 주 개표상황을 손톱을 깨물며 지켜보고 있다.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점쳤다. 전국으로 바이든이 크게 우세한 것은 물론 경합 주에서도 바이든이 근소하게 앞서거나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한 여론조사들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4년 전 예측에 실패했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여론조사에 상당한 보완작업을 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교육수준에 가중치를 둬 고졸 이하 응답자를 늘리고 대졸 이상 응답자 비중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2016년의 표본추출 실패를 교정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같은 공화당 우세지역에서 오히려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 본 곳들도 있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자신들에게 뼈아픈 기억을 안겨줬던 ‘샤이 트럼프’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샤이 트럼프’는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사회적인 평판과 주위의 시선 등을 의식해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는 유권자를 말한다. 올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가 얼마나 될지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대부분은 여론조사 방식의 개선을 통해 거의 다 걸러냈을 것으로 봤지만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이 여전하다고 주장한 일부 전문가도 있었다.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샤이 트럼프는 여전히 많았다”는 게 중간 결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트럼프 승리가 확정된 플로리다와 텍사스가 증거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선거 직전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에 2.6%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트럼프가 3%포인트를 앞서 플로리다를 가져갔다. 치열한 경합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텍사스에서도 트럼프는 6%포인트 앞서며 비교적 여유 있게 이겼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의사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은 ‘샤이 트럼프’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인종주의자라고 불리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얘기다. 피 말리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주들의 최종 결과도 결국 얼마나 많은 ‘샤이 트럼프’가 숨어 있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016년 예측 실패 때문에 올해 바이든 당선을 내다본 여론조사 기관들의 전망이 빗나갈 경우 여론조사 업계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적어도 정치 분야에서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런 무시무시한 경고가 현실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체적인 틀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의 전망이 틀렸는지 맞았는지는 최종 결과가 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법과 방식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여론조사 업계의 종말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된 것만은 사실이다.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업계 하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4년 전 여론조사 예측 실패는 트럼프에게 두고두고 여론조사를 가짜 뉴스라 비판하고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런 불신은 사회 전반의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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