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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유감… 미 대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1-03 10:10:19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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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명이라고 하던가. 연의 삼국지, 그러니까 삼국지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말이다. 한 마디로 영웅호걸, 인물들의 각축전이 삼국지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삼국지를 즐겨 읽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하는 말이 있다. ‘제갈양이 오장원에서 사망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그만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제갈양이라는 캐릭터에 그만큼 빠져든 탓일 수도 있다. 그도 그렇지만 왠지 몰려드는 적막감 탓이 아닐까. 제갈양의 퇴장으로 삼국 쟁패의 일세를 풍미한 그 화려했던 인물군이 일시에 모두 사라지고 마는 느낌이다. 거기에서 몰려오는 허탈감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정의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인물들의 서사시란 정의도 가능하다. ‘당대의 인물’들을 빼고는 서술할 수 없는 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관련해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누 나나미는 이렇게 말했다. “융성의 시대에 로마에는 인물들로 차고 넘쳐났다. 쇠망의 시기에는 ‘정말이지…’란 한탄이 나올 정도로 인물 부재의 상황을 겪는다.”

 

인물이란 면에서 미국은 축복을 받은 나라였다. 유럽 중심으로 볼 때 18세기 아메리카 식민지는 한 작은 변방에 불과했다. 그 아메리카에 희대의 천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다. 조지 워싱턴, 조지 애덤스, 토머스 제퍼슨, 벤저민 프랭클린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그들이다.

 

이후 미국은 내내 ‘지도자 복’을 누려왔다. 위기 때마다 위대한 지도자와 함께 국난을 극복해와 하는 말이다. 남북전쟁 시 링컨, 대공황과 세계 2차 대전 시 루스벨트 대통령에서 보듯이.

 

‘2%, 아니 그 이상이 모자란다’- 트럼프 대 바이든으로 압축된 2020년 미국의 대선이 그렇게 보인다. 인물 부재가 너무 두드러진다고 할까.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이미 20년 전부터, 그러니까 공화당은 계속 부시(아버지와 아들)를, 민주당은 잇달아 클린턴(빌과 힐러리)을 대통령후보로 낸데서 그 흐름은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그 연장선에서 치러지고 있는 게 올 대선이다. 두 명의 70대 중반이 넘은 고령의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결이 그것도 치졸한 난투극의 형태로 전개돼 왔다. 그 광경이 어쩐지 그렇게도 인물이 없나 하는 적막감으로 다가오고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거기에 하나 더 겹쳐지는 것이 있다. 폭력사태 만연에 대한 불안감이다.

 

대놓고 대선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유권자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섯 명에 한 명꼴로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패하면 거리 시위 등으로 불복 의사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벌써부터 보도되는 것이 산발적 충돌사태다. 그러니.

 

개표가 시작된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 패자는 먼저 패배를 인정하면서 상대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것이 미국의 전통이다.

 

박빙의 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 닉슨 대 케네디의 대결은 접전에서 접전으로 이어졌다. 하와이 주에서 첫 개표결과는 닉슨이 1백41표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재검표 결과 케네디가 1백15표 더 많은 것으로 번복됐다.

 

정황상 충분히 2차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닉슨은 그러나 6개월 이상 걸리는 재검표를 요구하지 않고 케네디의 승리를 인정했다.

 

2000년 대선도 역사에 기록될 박빙 승부였다. 결국 대법원이 개입하자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분열보다는 화합이 더 절실한 때’란 명연설과 함께 패배를 받아들였다.

 

끝까지 간다. 나라가 절단이 나든 말든. 이런 자세는 세계의 리더인 미국의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큰 정치인다운 사려 깊은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2020년 대선은 인물 부재에, 정치지도자들의 절제력과 현명함이 바탕을 이루고 있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미덕도 소멸되는 정치굿판이 되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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