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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현대판 둔전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8-04 10:10:31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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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삼국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인의(仁義)의 대명사 같이 묘사된 유비인가. 사실상의 주인공은 조조라는 게 많은 주석가들의 지적이다.

군벌들의 살벌한 다툼으로 힘없는 민초들은 거의 무제한적인 살육을 당하던 시대가 중국의 삼국시대다. 피해는 어느 정도였을까.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전쟁, 기근 등으로 한 때 80%의 인구 감소율을 보였다고 한다.

한 군벌이 어느 지역을 점령한다. 그러면 장정들은 죄다 병사로 끌려간다. 그 결과로 그 지역사회가 맞는 운명은 처절한 기근이다. 굶주린 사람들은 도적이 되어 노략질을 일삼고, 배를 채우고 나면 남은 사람들을 버리고 사방을 떠돈다. 이와 함께 생산기반은 급격히 와해된다.

이 상황에서 조조가 적극 도입한 정책이 둔전(屯田)제다. 둔전은 변경 지역이나 군사 요충지에 주둔한 군대의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경작하는 토지이다. 전한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이 제도를 보완, 확대해 시행한 것이다.

조조의 둔전정책은 대단한 성과를 거둔다. 난세에 먹고 살 길이 없어서 떠돌던 유민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흡수하면서 식량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조조는 강병을 거느리게 되고 중원통일의 초석을 놓게 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내부에 잠재된 위험 요인들이 드러나면서 둔전제는 흐지부지되고 만다. 자유와 경쟁이라는 측면은 도외시된 일종의 집단농장과 같은 것이 둔전제다. 그러니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둔전민은 자신의 부는 축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둔전제가 현대의 중국에도 존재한다. ‘생산건설병단’이 그것이다. 무슨 부대 이름 같이 들리는데 실제로도 군부대로 시작됐다.

국공내전이 중공군의 승리로 끝나자 국민당의 신장경비총사령부는 집단 투항한다. 마오쩌둥은 그 병력을 인민해방군에 편입시키는 동시에 군 내부에 생산건설병단을 창설한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현대판 둔전제인 생산건설병단으로 과거 10여 곳에 존재했지만 현재에는 신장 지역에만 존재한다. 계급 상으로는 성과 대등하지만 중앙정부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명령을 동시에 따르는 2원 영도제를 갖추고 있다.

이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이란 조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연방재무부가 XPCC과 쑨진룽 전 XPCC 당서기와 펑자루이 XPCC 부당서기를 제재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린 것이다.

왜. 워싱턴은 신장성 내 회교도 위구르 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의 주 하수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70여만을 그 휘하에 둔 XPCC는 준군사조직으로 한(漢)지상주의에 입각한 토지 전체주의 정책 첨병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니까 100만 이상의 위구르인이 강제수용소에 보내지는 등 조직적인 소수민족 말살 정책의 전위 역할을 맡아온 것이다.

미-중 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서로 상대 영사관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주고받으며 극한충돌로 치닫는 상황에서 워싱턴은 신장의 경제와 정치를 장악해온 이 조직에 철퇴를 가한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워싱턴은 중국공산당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인권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으로 미-중 대결은 본격적 이데올로기 전쟁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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