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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작은 정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7-24 18: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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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기정화식물이 대부분인 화분들이 모여 창가에 옹기종기 아담한 작은 정원을 이루고 있다. 창 너머로 시야에 들어오는 하늘과 숲이 작은 정원을 둘러싸듯 운치 있는 배경이 되어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잘강대며 흐르는 개울 물소리까지 불러들이고 싶어진다. 정갈한 노을이 잦아들면 스미듯 잠겨드는 어둠의 고요를 품게되면 방역에 지친 불안하고 고단한 언어들이 깃들만큼 청정한 기류가 흐른다.

 숲의 품에서 안식하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릴 것도 같은, 적요함에 잠긴 작은 정원에는 별리된 평안이 흐르고 있다. 창가에 기웃대는 햇살마저도 빛의 파장 각도를 따라 연출되는 특유한 빛살의 비경을 연출하곤 한다. 비록 자그맣지만 이 작은 정원은 노부부의 작은 숲이요, 동산이요, 작은 우주이다. 소란의 소용돌이가 그치지 않는 코로나19 굴레에서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는 심산유곡 같다. 주거지마다 텃밭을 일구고 실내 미니 정원을 가꾸어오신 우리집 영감님의 정성이 유비무한의 예비된 정점을 교인하게 될 줄이야. 시니어 아파트 오피스에서 화초 씨앗과 화분이며 흙을 가호마다 나누어 주었다. 화분에 흙을 펴고 씨앗을 심고 정담으로 물을 주며 교분을 나누는 일로 영감님께서 분주하시다. 새식구가 늘어나자 문안하듯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움을 틔우고 여린 잎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텃밭 보다 작은 미니정원이지만 새순이 움트고 꽃망울이 맺히기를 손꼽는 기다림이 고여가고 있다. 노부부의 마음 정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코로나19가 만든 혼란의 피안이 되어주고 있다.

막내가 두고간 작은 화분 두개도 도란도란 함께 자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더니 처음의 제키 서너배를 넘게 쭉 뻗어나갔다. 나란히 놓아둔 화분이었는데 창쪽으로 가까운 화분 줄기가 비스듬히 창가로 기울어가기 시작하더니 불과 한 뼘 남짓 곁에 놓여진 화분도 점차적으로 창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그 기울기가 옆에 놓인 화분을 넘어설 만큼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매직같이 90도로 꺽이듯 기울어져 버린 화초가 마치 나란히 곁에 둔 화초를 향한 연모의 정을 품고 다가서는듯 하여 모습이 천상 견우직녀를 떠올리게 한다. 공존의 진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단순히 햇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한 본능이라고 생각할 수 만은 없는, 상호 의존적 존재감의 표현으로 생태계의 격변기를 보는 듯 하다. 

변함없는 일상 속에서도 새롭게 생명력의 경이를 일구고 있는 무서운 집중력과 감각 개방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다른 균형점을 향해 착실한 수행을 감행하는 식물세계의 잠정적인 친화적 근친성의 발견을 뚜렷이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미미한 미생물에서부터, 모양, 빛깔, 형태가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며 나무에까지 자연에서 존재하는 구성원의 삶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이란 작은 흥분으로 한층 열린 마음이 된다. 자연의 모습을 본연으로 간직하고 있는 화초의 표정들을 시의 언어로 다듬다 보면 심상한 시가 그려질 것도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으로 일상이 불편해졌지만 작은 정원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내며 그동안 간과했던 가변적 세밀한 행복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깨달음하는 훈훈함을 거두어 들일 줄이야. 주어진 삶의 틀에서 반복되는 타성에 젖어 동분서주하느라 스치듯 지나쳐 버렸던 일상에서도 순간순간 찾을 수 있는 행복이 새삼 소중하고 귀함을 아무런 댓가없이 건져올린 것 같은 행복맞이에 여념이 없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얻은 것이다.

식물에 관한 책자를 섭렵한 후에 얻은 결론이다. 식물세계는 경쟁 대신 협력과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인간이 배우고 깨달아야 할 일이었다. 겉보기엔 독립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땅 속의 배우자 균류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어떻게 공존하며 진화하고 있는지 쉽고 평이한 자연 현상이란 없는 것이었다. 식물을 오로지 무한경쟁의 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주기로 했다. 

도시에 살아온 시간만큼 자연을 감각하는데 서툰 현대인들이 숲을 양원하며 안식을 찾으려 숲 속에서의 여유를 누리고 싶음을 선호하는 추세 따라 숲이 펼쳐진 곳이라면 소소하게라도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곤 했었지만 세태가 세태인지라 작은 정원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야를 넓혀가기로 했다. 그러노라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해가는 보루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일상적 시각의 발견은 여러층의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것이라서 난제이기는 하지만 착실함과 차분함으로 때로는 창의적인 자세로 자연을, 식물을 관찰하며 자연의 겸손과 지혜를 배우려한다. 재미난 미션처럼. 작은 정원은 여일한 일상에 고요함을 불러 들이는 일도 수행하고 있다. 고단한 피조물의 넉두리가 쌓일 때면 우리 집 거실 창가에 마련된 작은 정원은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을 최선껏 잘 살아내자고 토닥여 주곤 한다. 작은 정원에서 우주와 자연과 인생 길에 숨겨진 뜻 찾기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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