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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손편지에 새겨진 나이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7-17 15: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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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에 익은 글씨체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손편지를 받았다. 서체가 언제나 한결같이 고르고 전하는 요지 또한 조리있고 또렷하다. 편지 쓰는 동안의 마음과 일상 모습이 엿보인다. 손 편지를 대하는 감동은 특별한 색감이 입혀진 감복으로 은은한 감성의 흔들림을 맛보게 된다. 편지에 그려진 애틋한 마음의 물결 또한 거북스럽거나 과한 드러냄이 없어 필기구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정감어린 우호감이 그대로 이입된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소중한 마음 길이 열린다. 사려깊고 세심한 마음이 새겨진 손편지에서 심중에 흐르는 연고의 나이테를 보게된다. 마음이 닿지 않으면 아예 쓸 수 없는 것이 손 편지다. 카톡이나 이메일을 주고 받는 디지털시대에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할진 모르겠으나 전화 대담보다 카톡을 나누는 재미보다 한결 감명의 밀도가 짙다. 마음이 실린 글의 흐름이라서 마치 곁에 있는 듯한 호흡의 리듬까지 느끼는 듯 하다. 쓰는 이의 심성과 의중이 소롯이 담겨있어 읽은 후에도 오랜 동안 여운이 간직된다. 손편지와 축하 카드들을 모아둔 예쁜 상자가 또 하나 늘었다. 부자가 된 느낌이다. 

 

유려한 필체로 쓴 주소만 보고서도 영낙없이 손편지일 것이라는 확신으로 봉투를 열었다. 편지를 열게되면 언제나 이듯 평안이 밀려든다. 마음을 담아낸 흔적이요 정성껏 몰입한 영원한 시간의 선물이다. 손수 도안하고 그려낸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생일 카드를 받은 적도 여러번이다. 인쇄된 카드에 이름 한자 적어 넣는 것과는 견줄 바가 아니다. 넘치는 표현의 재능이라서 읽고 또 읽어진다. 든든한 저금통장처럼 가끔씩 꺼내보게 된다. 더러 겪게 되는 정서적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힘이 숨겨져 있어 꺼내볼 때마다 산뜻한 경지로 접어들기도 하고 느슨해진 일상의 활력소를 공급 받기도 한다. 손편지 서정에 젖어 어느 틈에 속내 가릴 것 없이 손편지를 나누곤 했었던 여학교 시절로 거슬러 가게 된다. 하얀 깃이 유난히 정갈했던 시절로 돌아가고픈 서정이 나이든 아낙에게도 남겨져 있었나 보다. 이제금도 손편지를 나누고 싶은 유연에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들곤 했었으니까. 

 

마음이 동해야 꿈도 꾸는 법. 정이 깊고 가까우면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마음은 가까운 법인데 손편지 만큼 정겹기 그지없는 소식 만나기도 힘든 세상이다. 손편지를 써보려는 시도를 위대한 작업처럼 지레 힘겨운 것은 의향은 가득한데 어쩐지 쑥스러움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편지를 쓰는 일이 흔한일은 아니긴 하지만 예쁜 편지지를 앞에 두고 팬을 잡게 되면 은연중 일렁이는 기쁨이 들어서게 된다.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가득한 느낌으로 쓰고 싶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면 된다. 마음이 담긴 편지글에는 삶의 향기가 배어있는 연륜의 나이테가 새겨지게 된다. 아련한 추억이며, 퇴적층처럼 쌓여가는 그리움을 놓쳐버릴 것 같은 간극 사이로 밀려드는 짜릿한 운치 속으로 잠겨들때가 적기로 여기고 팬을 붙들어야 한다. 이론과 현실 사이로 밀려드는 틈사귀가 순환될 때 만나기 쉽지않은 인성 생장이 함유된 감성이 머물게 된다. 이러한 정서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써내려간다면 편지 효율 보다 한결은 더 아름다운 시가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서 글의 힘을 빌어 편지지에 그리움을 풀어낸다면 마음의 풍경을 나위없이 그대로 실어보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다 직접 만나 마음을 나눈다 한들 이토록 섬미한 표출을 담아내며 그려낼 수 있으랴.

 

서로 말을 나누듯 심정을 나타내는 표현를 이토록 정밀하게 나눌 수 있을까. 더 이상의 어떤 언어나 몸짓으로 묘사될 수는 없을듯싶다.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는 할 수 없는 애틋한 그 무엇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심오한 흐름이 있다. 손 끝의 떨림이나 체온 까지도 실어보낼 수 있는 전달력이 무엇으로 상충될까 싶은게 손편지라 하고 싶다. 소원했던 관계회복에도 손편지 만한 전달력도 없을듯하다. 마음의 전이가 물결처럼 흘러들기 때문이리라. 코로나 불안으로 무거운 일상중에라도 훈훈한 정감이 이어지는 편지 글을 나누어 보자. 촉촉한 기쁨의 누림은 쓰는 이의 몫이 될 수 있음이요, 손편지를 전달받는 마음 또한 유려한 나이테가 함초롬히 새겨져갈 것이다. 얼마나 짜릿하고 치명적 아름다움 인가 싶은데, 손수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우편함에 넣는 풍경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아쉬움이 저릿하다. 두루두루 만나지 못하는 시기라서 오히려 엽엽히 실어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한다. 편지를 써서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 편지를 부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쁨이요 행복일 것이다. 보내는 이와 받는 이가 함께 희망을 견인해내는 뿌듯한 기쁨을 함께 공유한다면 서로의 마음에 새겨질 연(緣)의 나이테가 한 눈금 더 만들어질 것이라서 손편지 나눔을 두루두루 권면 드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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