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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자연의 소리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4-10 18: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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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택 격리령’발령 이후 집 가까이에 있는 공원을 찾기 시작했다. 옥외 수영장과 테니스, 축구, 농구장과 놀이터, 파비리온, 야외 탁구장까지 갖추고있어 가족이 함께 산책을 나선 한가로운 모습들을 간간이 보게된다. 나란히 줄을 서듯 안전거리를 지키며 걷고있는 모습들을 바라보면 왜그런지 어째 마음이 뭉클해진다. 신선한 숲 기운이 방역에 지친 시민들을 무던히 감싸주고 있다. 밤새 내린 비로하여 꽃가루가 말끔히 씻겨지고 시야가 선명해지고 바람 감각도 산뜻해서 봄날 생기가 청명하다. 어느새 연록 잎새들로 무성해진 나무들이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있다. 가슴 깃털이 빨간 새가 푸드득 날아오른다. 물소리, 바람 소리에 마음이 젖어든다. 연장된 ‘shelter-in-place’를 지켜내기 위해 자연의 소리에 마음을 기울이다 보면 평정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소중한 나눔을 보탬 해드리고 싶어진다. 깊은 숲을 가르고 흐르는 개울이라서 물살이 투명하다. 물소리가 마치 돌돌거리는 소리를 들어달라는 듯 흘러간다. 유순한 흐름의 개울을 바라보며 삶의 속도를 생각하게 된다. 세상 흐름새에 누락되지 않아야 한다는 책무감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게 했던 것 같다. 지름길을 찾느라 굼뜬편이 될수 없었기에 삶의 속도를 제어할 수 없었던 터였는데 할머니 호칭을 얻게되면서 느림의 값어치를 주시하게 되었다. 서행을 택하고 하이웨이 보다는 오솔길로 접어들고, 느긋이 지켜보는 쪽으로 여지를 비켜주었더니 시야도 넓어지고 다양 함을 접하게되는 진가를 선호하게되었기에 긴급조치에도 어려움없이 적응하게 된 듯 하다. 

 

나 목들도 앞 다투듯 새순을 내밀기 시작하더니 푼푼하니 연록의 화사함을 입은 나무들이 수더분하게 눈에 띠인다. 희망을 알리는 계절이라서 새 꿈을 마련하기도 하고 새 삶을 추구하기도 하며 한층 더 높이 뛰어보려는 생동감이 솟구치는 계절이다. 한결 한가해진 노년의 일상들이라지만 살아낸 삶의 근육들을 유지해내느라 하루하루가 분주했었는데 칩거해야한다는 마음 저변에 조바심이란 것이 엔진을 끄지않은 오토바이 발동소리처럼 온 몸을 흔들어댄다. 일상의 고마움을 깨달아가는 와중이라 넉살좋게 너스레를 피우는지도 모를 일이다. 방역에 돌입하게 되면서 평범한 일상의 감사가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한다. 건강을 잃게 될 때에야 건강의 감사를 깨우치듯. 떠나고 싶으면 거리낌 없이 여행길을 나서고, 만나고 싶으면 시간과 장소만 정하면 되는 것이었고, 맛있는 커피집을 찾고, 필요 한것은 무시로 구입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심코 일상의 소중함을 절감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시간 앞에 세워주었다. 

 

아무리 반가워도 손을 잡으면 무서운 결례가 되고, 엘리베이터도 두 사람 이상은 함께 승강하지 않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개스 스테이션 주유기도 1회용 장갑을 끼는 것으로, 드라이브 스루로 받게되는 커피잔도 바이러스 유무가 우려되는, 안온했던 일상에 긴장과 불안이 끼어들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회적 거리가 마음문까지 닫게만들 것 같은, 감정 고갈로 확산되는 정신적 바이러스까지 이겨내야할 또 하나의 언덕임을 염두에 두게된다. 사회적 격리가 가져올수있는 심리적 불안과 단절감의 조장이 길어지다보면 정서적 염려 수위가 더해갈 수도 있겠다 싶다. 사회적 조치라는 관점이 일상의 모든 영역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격리되고 집안에 상주한다는 것이 어쩌면 참아내기 힘든 어려움이겠지만, 정신력을 침해하는 부조리한 모순 바이러스에까지 우리를 내주어서는 아니될 일이다

 

못말리 는 책 욕심 탓에 기회가 닿이는대로 모아왔던 책들이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첫장을 열고 작가의 포플로그와 에필로그를 읽고는 쌓여있는 책들에게 늘 미안해했던 차였는데 역지사지의 기회로 삼고 책을 여는 장부터 찬찬히 읽어가기로 했다. 책을 손에 잡게되면 정독을 해왔던터라 남은 책들을 계수하지 않으며 잉여될 위기에 놓인 시간 동안을 맺음말까지 차근히 읽어가고있다. 하지만 격리되는 시간을 일종의 돌파구나 피난처로 대하지는 않으려한다. 어려운 시기를 온 인류와 함께 극복해가야 한다는 결단의 실현이라서. 강요받는 칩거라는 췌언은 삼가야할 것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허탄과 직결된 발상은 차갑게 외면하려 한다. 오리무중인 전염병을 향한 거세지는 질문들을 풀어내기 위해 숲 속에서 숲 내음과 햇살과 바람과 들꽃을 마주하며 느끼고 호흡해가며 늪같은 시간들을 통과하자고 마음을 다진다. 자연 만큼 억지나 거짓 없는, 의도적 행위가 없는 것이 어디에 있으랴. 자연이 베풀어주는 무상의 면역력을 누리고 치유받도록 하자. 자연 본연의 섭리에 집중해 가노라면 몹쓸 전염병도 어언 저만큼 물러날 것이다. 인류에게 닥친 거대한 재난 앞에 한없이 연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막강한 정신세계를 지닌 위대한 창조적 존재이지 않은가. 자연을 가까이하며 내면세계를 가다듬다 보면 분명 모진 전염병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여코 견디어낸 인류의 힘찬 환희와 탄성이 터져나올 그 날을 기대하며 자연의 소리에 마음을 기울이며 행복한 은거(隱居)를 도모해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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