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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아침] 송구영신 풍경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8-12-29 18:18:05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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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해를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는 풍경 앞에 정겹고 애틋했던 정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하나 둘 떠오른다. 창조주의 섭리 안에서 새로운 미지의 삶을 향해 힘껏 빗장을 열며 가슴 부푼 희망을 새로이 품을 수 있는 소중한 길목 앞에 섰다. 마지막 잎새를 떨어뜨리지 않은 나목을 바라보며 목이 메이기도하는 대책없는 계절이라서 덧없이 밀려드는 주체 할 수 없는 그리움이 출렁인다. 지구촌에 흩어져 살고 있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기회가 몇번이나 남았을까에 마음이 머물면 걷잡을 수 없는 일렁임을 누르지 못해 문득문득 기찻 길 곁에 서서 지나가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싶어진다. 누군가로 부터 한다발의 꽃묶음을 받고 싶어진다. 마음이 아프다며 다가오던 분들과 몇 번이나 함께 마음을 나누며 함께 아파하며 눈물을 글썽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아름다운 시에 취해 호변을 거닐것이며, 그렇게 좋아하는 겨울바다를 몇번이나 찾을 수 있을까. 노을진 풍경에 잠긴 해변을 부지런히 만나러 다녀야지. 가슴 저리도록 만나고픈 만남도 있음이요, 깊은 동요없는 얇은 만남도 있기 마련이지만, 건조한 스침이나, 밥 한번 먹자라는 공허한 소리까지에 만남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았었는데 한 해를 더 얹어버린 나이 듦이란 삶의 중후한 무게 앞에서 어느 것 하나에도 소홀할 수 없음이 아릿하게 가슴에 와 박힌다. 

한 해의 끝 맺음이라해서 무우 자르듯 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었다. 지난해가 있었기에 올 해를 살아온 것이요, 올 해를 살아왔기에 새로운 해를 맞을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살아온 발자국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닌 삶의 울림과 여진은 여전히 우리네 삶 속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밑그림으로 존재하고 있기에 송구영신이란 개념 조차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결례는 아닐 것이라 여겨진다. 남루한 인생들을 향한 실망이나 상심따윈 접어두고 지금 껏 살아온 여운과 훈기를 간직한 모습 이대로 변함없는 보폭으로, 변함없는 속도로 하루 하루를 여상히 걷다보면 실망도 잊혀질 것이요 상심도 흐려질 것이라서 더욱 의기등등한 나날들이 기다릴 것이라 믿음한다. 서로의 눈 높이에 맞추려는 시도가 아쉬운 시대이다. 각자가 살아온 인생이란 덩치 큰 코끼리를 만지며 논하고 있는 형국이다. 무술년이 다하기전에 고맙고 그리운 분들을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서로의 시간이 닿지 않으면 손편지나 성탄카드도, 연하장도 준비해서 풍성한 송구영신 풍경을 그려내리라. 

지식적 고찰을 거친다해도 내 것을 내 것으로 알고 다듬는다는 것을 오차없는 결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지만, 계절의 비움 앞에 내려놓음을 닮아가려는 의지를 붙들고 주어진 내 것을 다듬어 가려한다. 능력이 미치는 한계까지의 것만으로 감사하며 지금 껏 걸어온 모습으로 가볍게 걸어가리라. 각기 다른 그릇을 안고 태어났기에 소유의 부피와 행복은 비례할 수 없음이라서 내 것이 아닌 것을 분별할 줄아는 품위를 지니고싶다. 내 몫으로 주어진 둘레안에서 마음의 평온을, 주어진 행복을 훼손하지 않도록 겸비하리라. 분량만큼의 내 것으로 주어진 것인지 욕심에 덧씌워진 것인지를 분별하는 마음의 경지를 위해서도 기도하리라. 추구해야할 목표도 이루어내야할 최적화의 고지도 이미 주어진대로 받아들이며 걸어왔기에 더는 탐할 것도, 재촉해야할 것도 없음이라 송구영신 풍경 앞에 서서 돌아다본 한 해의 화폭이 지극히 평온하다. 산수화 화폭마냥 단아하고 은은하고 처연하기까지 하다. 유난치도 않거니와 화려하지도 않은 풍경이라서 더우기 마음에 든다.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자화자찬을 한들 무슨 소용일까. 창조주께서 보시기에 어떠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을까에 초점이 조절되어야 하는것을.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으며 살아갈 것인가. 성서를 거울삼아, 말씀의 투시를 통해 걸어온 과정들을 정중하게 조명해보는 일에 해이해지거나 간과할 수 없음이라서 겸손으로 두 손을 모으려 한다. 생의 해넘이 즈음에 당도한 삶이라서 유난히 아름다운 노을을 기대하지도 않거니와, 고적한 노을길도 되지말자는 구상 곁으로 덧 없이 한 해를 보내버린 건 아닐까 하는 목마름이 아리다. 더 늙지 말자고 살폿한 미소를 나누던 고운 얼굴이 떠오른다. 노을이 산야를 붉게 물들이 듯 그 고운 얼굴이 아린 마음을 발그레 물들인다. 나이가 더해간다는 것은 가장 고운 빛깔로 물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외롭다는 것도 필연의 아름다움으로 물들어가기 위해 노을처럼 타오르기 위한 전주곡일 테니까. 초연의 찬가로 무욕과 비움과 용서를 기도로 타이르리라. 홀연히 떠난 노을 뒤엔 밤을 지새며 건너온 고해의 쟁반을 놓아둘 피안의 곳에 다시금 아침 노을이 서성일 것이다. 저녁 노을 보다 더 찬연한 아침 노을의 붉음이 부럽다. 수려한듯 조촐한 노을 빛 닮은 송구영신 풍경으로 물들이고 싶다. 소망이 충동질하는 시간앞에 서서 고운 노을 빛 뒷 모습을 남기고 싶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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