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호수, 빙하, 꽃… 대자연의 파노라마, 글레이셔 국립공원

지역뉴스 | | 2018-10-05 09:09:30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글레이셔 국립공원을 미국의 알프스라고 한다. 빙하가 녹아 생긴 산봉우리, 골짜기, 호수로 이루어진 이 공원을 4박 5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우리 일행, 아내와 두 딸과 여덟 살 귀염둥이 손자는 시애틀 막내딸 집을 떠났다. 모처럼 운전대를 잡지 않아 나는 편안히 앉아서 I-90 양쪽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평야와 산천을 감상했다. 

글레이셔 공원은 시애틀서 아홉 시간 거리라고 하지만 중간에 휴게소에 들르고, 컬럼비아 강 옆 언덕 위에 세워진 열다섯 마리의 철제 조각 말, 와일드 호스 기념탑을 구경하느라 몬테나 주까지 가면 날이 어두워지게 생겼다. 일박할 장소를 찾은 곳이 아이다호주 샌드 포인트에서 산골짜기로 한참 들어가 있는 셀커크 스키 산장이었다. 스키 시즌이 아니므로 한가했다. 몇 달 후면 사람들로 붐빌 주위의 언덕은 거의 45도의 경사여서 스키를 타다가 곤두박질하지 않을까 겁이 났다. 다음 날 아침, 딸들이 양파, 버섯, 브로콜리를 넣고 끓여주는 라면을 맛있게 먹고 그곳을 떠났다. 

트로이를 지나서 쿠테나이 폭포가 나왔다. 물결이 거칠고 우렁차게 흐르는 푸른 강물은 너무 싱그럽게 보였으며 고무배를 타고 흘러내려가고 싶었다. 이 곳은 쿠테나이 인디안의 성지라고 한다. 시간이 없어 흔들리는 다리를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꼬불꼬불한 길을 숨죽이며 운전하여 밤 아홉 시가 지나서 매니 글레이셔 산장에 도착했다. 다음 날 아침 작은 유람선을 타고 스위프트커런트와 죠세핀 호수를 건너가서 왕복 3마일의 등산로를 하이킹했다. 가뭄으로 등산로는 먼지가 뿌옇게 일고 주위의 활엽수와 침엽수는 모두 시들시들 기운이 없어 보였다. 배를 타고 오면서 건너편 계단식 암벽의 바위 사이에 어미와 새끼의 검은 곰 두 마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 하이킹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매니 글레이셔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스위스 스타일 호텔 로비에 앉아 물고기의 비듬처럼 잔잔한 파도가 이는 스위프트커런트 호수 위로 우뚝 솟은 그레널 포인트 삼각 봉우리는 잊을 수 없는 절경(絶景)이었다.

다음 날 고잉투더선 로드를 따라서 그 유명한 로갠 패스 분수령에 갔다. 찬 바람이 불고 구름으로 덮인 주차장에서 차문을 여니 온몸이 얼어붙는 영도였다. 기온을 미리 알아보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나는 여행 보따리를 풀고 속옷과 잠옷을 모두 꺼내 중공군 병사처럼 겹겹이 입고 히든 호수를 향해 등산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양쪽으로 알파인 식물과 화초가 만발한 계단식 통로를 한 시간 걸어서 관망대에 도착했다. 아래로 보이는 빙산 봉우리로 둘러싸인 히든 레익 호수는 말 그대로 감추어진 비경(秘景)이었다.

일 년에 약 200만 명의 글레이셔 공원 방문객의 90퍼센트가 이 고잉투더선 로드를 통과한다는데, 서쪽 글레이셔의 산불로 도로가 차단되어 로갠 패스에서 들어왔던 길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날이 저물어 스마트 폰으로 동쪽 글레이셔 공원 호텔을 찾아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이 호텔은 소나무 껍질이 울퉁불퉁한 통나무로 집을 지은 것이 특이했다. 매니 글레이셔 호텔과 이 호텔은 일 년 전에 예약도 어렵다고 한다. 서쪽 글레이셔의 산불로 예약 취소가 있어 우리는 방을 구할 수 있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은 등산애호가의 천국이라고 한다. 등산로가 부지기수로 많아 평생을 두고두고 등산해도 모두 할 수 없다고 한다. 인생은 짧고 가볼 곳은 많다. 아내와 나는 늙어서 글레이셔 국립공원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뜻 깊은 나들이였다.

윤재현 (한국일보 독자·부에나팍)

호수, 빙하, 꽃… 대자연의 파노라마, 글레이셔 국립공원
호수, 빙하, 꽃… 대자연의 파노라마, 글레이셔 국립공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발자국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깊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던져진나의 손에는 깊

미쉘 강 후보 필승결의 후원회 개최
미쉘 강 후보 필승결의 후원회 개최

윤미 햄튼, 한병철 지지 연설 조지아주 하원 99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미쉘 강 후보가 21일 저녁, 둘루스 소재 ‘청담’에서 필승 결의 후원회를 개최했다.이날 행사에는 지

조지아 데이비드 스콧 연방하원의원 별세
조지아 데이비드 스콧 연방하원의원 별세

12선 역임 의원 80세 일기 별세  조지아주 출신의 민주당 중진이자 연방 하원 농업위원회 사상 첫 흑인 위원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콧(사진) 의원이 향년 80세로 별세했다.스콧 의

보험 사기단 뺨치는 주순찰대 경관들
보험 사기단 뺨치는 주순찰대 경관들

용의차량 추격 중 고의 출동 보험 합의금 받은 4명 해임  용의자 차량 추격 및 체포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보험 합의금을 뜯어낸 혐의로 주지아 주순찰대 경관들이 해임됐다.조지아 공공

조지아 중남부 91개 카운티, 야외소각 금지령
조지아 중남부 91개 카운티, 야외소각 금지령

산불로 주택 47채 전소연기 애틀랜타까지 영향 조지아주의 가뭄이 악화되면서 주 당국이 남부 전역과 중부 대부분 지역에 야외 소각 금지령을 발령했다. 이번 조치는 산불 확산을 막기

“조지아 정치 지형, 왼쪽으로 이동 중”
“조지아 정치 지형, 왼쪽으로 이동 중”

GA 민주당, 주지사 선거 자신감  조지아 민주당이 주지사 선거 승리 가능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지아 정치 지형이 왼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귀넷서 ‘에어비앤비’… 이젠 허가 받아야
귀넷서 ‘에어비앤비’… 이젠 허가 받아야

귀넷‘단기임대주택 허가제’도입 매년 갱신∙상시 관리자 지정 등  귀넷 카운티가 급증하는 단기 주택임대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허가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조례를 도입했다.카운티

GA 400번 고속도로 유료 급행차로 22일 착공
GA 400번 고속도로 유료 급행차로 22일 착공

46억 달러 투입, 2031년 완공 조지아주 당국이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교통 투자인 GA 400번 고속도로 확장 사업의 착공식을 22일 거행한다.이번 프로젝트는 총 46억 달러

“집값 떨어질라…드론 배송 기지 안돼”
“집값 떨어질라…드론 배송 기지 안돼”

캅 카운티, 월마트 신청안 부결 월마트가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추진하던 드론 배송 허브 기지 건립계획이 지역주민 반대로 무산됐다.캅 카운티 커미셔너 위원회는 21일 월마트가 이

구글, 라그랜지에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글, 라그랜지에 초대형 데이터 센터

더글라스 이어 조지아 두번째시 “게임 체인저 투자”기대감  구글이 조지아에서 두번째 데이터 센터를 건립한다.구글은 21일 트룹 카운티 라그랜지 I-85 인근 페가수스 파크웨이에 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