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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침묵의 가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8-09-15 19: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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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말 수가 줄어들고 조용히 있고 싶은 시간이 늘어난다. 평소에 말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던 터라 듣는 일에 열중해 온 습관이 사달을 냈다. 어쩌면 묵묵히 듣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상대가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거니와 시건방지게 보일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그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대화에 조금씩 끼어들기도 하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며 단점으로 부각된 부분들을 다듬는 수순으로 대화에 섞이곤 했던 것에 도리어 딴지가 걸렸다. 일상 이야기며, 여행지 이야기, 자녀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는 것이 순리요 대화 속에 녹아드는 당위성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자랑쟁이로 둔갑해가는 주변정황을 느끼게 되었다. 말 수가 많지 않았던 옛날로 돌아가라는 싸인으로 알고 본래의 성정대로 말수를 줄이기로 했다. 듣기만 해오던 습관에서 대화 속에 끼어든다는 행위 자체가 마치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마냥 거북하고 불편했던 터에 본래 모습을 찾게된다는 위안도 한 몫한 셈이다. 대화 가운데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가 자랑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그 진위의 경계를 터특하게 되기까지 말수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회복 시점은 아예 예기치도 않을 작정으로. 아니 예기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소통을 하느라 마음을 기울인 결국이 어찌나 공허하던지. 바보스런 모습으로 비춰질진 모르나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성정으로 돌아가려 한다. 말수가 없던 본래의 모습에서 잠깐의 일탈을 하는 동안 허허로운 탈진을 겪게되었고 떫은 감을 입에 문 것같은 텁텁함이 얼마나 고약하고 심정에 해악을 끼치던지. 말이 많아지면 버릴 말이 많아지는 것도 덤으로 얻은 유익이다. 말수가 줄어듦에 대해 오해를 받더래도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으리라. 유치한 어리석음을 재구성하지 않으리라 입술을 깨물며 다짐하게 된다. 하냥 묵묵함을 지향하는 침묵의 가치를 익혀가려한다. 잃어버릴 뻔 했던 가장 소중한 고요를 하늘과 산과 구름과 흙으로 부터 배워가려 한다. 글 속에서도 말줄임 표가 있듯 말 없음에 집중하리라. 세상이 뒤끓고 소란하고 힘든 건 소리가 너무 많아서일 것이다. 형이상학적인 추론들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더는 떠밀리지 말아서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삶을 즐기는 자들과 선별된 길을 택하는 지혜를 구해야할 것 같다. 사람을 만나야하고 마주 보아야하는 일들이 두렵고 대화의 조절이 필요하다는 암시가 슬프고 혼란스럽다. 나이들수록 입은 다물고 주머니는 열라는 말이 산뜻한 바람처럼 느껴진다. 말하기에 열중하기 보다는 듣는 일에 더 신중하라는 울림처럼 가슴을 두드린다. 들어주는 일에 마음을 내려놓아야할 듯 하다. 

침묵의 결국은 말을 삼키는 것이다. 말 없이 잠잠히 들어주기만 하는 것도 침묵의 한계에 속할 것이고, 누군가 독야청청 홀로 이야기의 흐름을 독점하는 것을 지켜보며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침묵의 범주일 것이다. 어떤 경우든 상대를 가벼이 폄하하지 않으려는 신중한 의도로 함부로 말하지 아니하려는 조심성 또한 침묵의 아름다움이라할 수 있겠다. 상대의 대화를 잘 들어주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의 높은 차원을 열어가게 될 것이란 기대를 해도 될 듯하다. 갈수록 집이 한없이 좋아진다. 유일한 안정을 베풀어주고 말수가 줄었다 해서 나무람할 사람도 없거니와 진실된 사람의 호흡을 분별해야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 더욱 좋다. 여늬 때와 같이 자연을 찾아다니면 더없이 평안 한것을. 주위를 의식하지 않으며 말수가 줄어듦으로 얻어지는 행복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것을. 

입심이 충천한 사람을 부러워할 수도 있겠지만, 들음과 침묵의 한계 조절을 구분지으려는 내밀함을 통해 더 나은 관계를 그려갈 수 있는 기회로 삼게됨이 얼마나 귀한 씨앗을 심는 것인지. 해서 침묵마저도 사랑할 수 있는 행운을 만난 셈이 된다. 대화의 결핍이 드러난들 어떠리. 굳이 몸을 사리지도 않으려니와 잠잠하게 다소곳 들어주는 배역을 담담히 받아 들이며 역활에 충실하면 되는 것을. 세상은 말의 홍수에 떠밀려가지만 듣는 일에는 갈수록 가믐이지 않은가. 모든 귀가 막힌 듯 들으려 하지 않는 세상으로 변해간다. 무슨 말이든 무슨 소리이든 침묵하며 경청하려는 의지가 요구되는 세태이다.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예술의 경지라 했다. 침묵의 가치 또한 예술이라 칭해주고 싶다. 들어주는 친절은 말하는 이에게 존경을 표하는 일로써 값지고 아름다운 미덕으로 남겨질 것이다. 자연 속에 묻혀서 사는 사람은 말이 없다. 새소리, 바람 소리에 말을 잃고, 말 없이 피고지는 꽃들을 닮아가고 산도, 하늘도, 구름도 하 좋으니 말을 잃을 수 밖에, 산자락도 개울도 녹음도 나목도 고요로 단장하고 있다. 문득 침묵은 기도라 했던 말이 떠오른다. 기도하는 절절한 마음이라야 침묵할 수 있음을. 남은 날 동안 입은 침묵을 물고 귀로는 들리는 소리만 들어가며 마음은 눈빛이 받아들이는 심오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리라. 침묵의 가치를 마음 깊이 담아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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