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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아침] 어쩌면 내일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8-02-03 19: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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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일은 기약할 수 없는 것으로,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을 체득하게 된 하루였다. 다행히 응급상황을 하룻밤을 보내는것으로 회복될 수 있었다는 축복을 깊은 감사로 창조주께 올려드리게 된다. 저녁을 잘 드신 영감님께서 성경을 읽고 계시다가 갑자기 토하기 시작하더니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빠른 속도로 기력을 잃어가신다. 이석증 발생시 먹어야하는 비상약을 드시게 했지만 이마저도 토해버리고 몸을 가누지 못하신다. 혼자 감당해내기엔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음 앞에 후둘거리는 몸과 당혹스러운 마음을 지긋이 누르며 시니어 아파트마다 응급상황 구급을 알리기 위해 설치된 응급사태 시스템 줄을 힘껏 당긴다. 달려온 시큐리티에게 앰블랜스를 부탁하고 쓰러져있는 영감님 양말을 신기고 두꺼운 겉옷을 챙기고 열쇠꾸러미와 아이디와 보험카드가 든 지갑을 모두 가방에 집어넣고는 아예 어께에다 메고 구급대원을 기다린다. 마음은 조급하기 이를데 없는데 싸이렌 소리가 연달아 들리는 것 같은데도 기척이 없다, 엘리베이터 쪽으로 귀와 시선이 몇번을 왔다갔다한 끝에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구급대원이 반갑기 이를데 없다. 앞뒤 정황을 알려드리자 신속한 응급처치가 신기에 가깝게 이루어지고 구급차 이동침대가 도착했다. 더 할 수 없이 비절참절한 심정으로 앰브랜스에 함께 올랐다. 

합리적인 것을 내세우는 미국이란 곳에서 한국인의 정과 빨리빨리 정서는 나란한 기찻길 처럼 어쩔 수 없음을 절감할 수 밖에 없는 시간들이다. 합리적인 서두름이 그리도 느리고 길게 느껴질까. 응급실에 도착하고 의료적인 구급처치가 시술되고 상태의 호전을 초조히 지켜본다. 밀려드는 응급환자로 응급실 입구는 응급차에서 이동한 침대들로 가득했다. 수액주사를 꽂고, 수액에 여러가지 주사액이 투입되고 셀 수 없는 많은 선들이 여기저기에 부착된다. 대기실에서 겨우 병실 복도로 이송되고 담당의의 문진을 받고 약을 먹으며 영감님 안색이 호전되기 시작한다. 시간은 새벽으로 가고 있다. 직간하고 싶은 실큼한 생각이 앞지르지만 내색할 수 없는 상황임을 받아들일 수 밖에. 병원관계자들은 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닌 진료스케쥴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니까. 입가를 맴도는 미소마저 타성에 젖은 하나의 동작으로 보일 뿐이다. 다급한 환자의 심정 같은 것은 헤아려 줄 수 없는 깊은 밤의 분주한 병실에서의 근무일 따름으로 보인다. 병원 응급실은 인생의 감정과 의식이 적나라하게 원색으로 그려지는 곳이었다. 조금은 상태가 회복되고 기운을 차리신 영감님께 ‘음식점이나 서점이나 장소불문 가는곳마다 사람이 모이고 북적이는 축복이 이곳에서도 여전하시네요’ 라며 긴장을 풀어드렸다. 빙긋이 웃으신다. 조금은 안정이 된다. 

수액을 두번 째 갈아끼우면서 소르르 잠에 빠지는 영감님을 바라보면서 여러번 병실 수발을 했던 기억이 오버랩 된다. 참회록을 준비하고 계신 영감님이 캄캄한 시간을 빠져나와 쉴만한 물가를 찾은 시간의 숨바꼭질 실화도 한 페이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모진 참황 같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하루였다. 오늘 하루의 감사로 족하리라. 내일은 염려치 않으리라. 내일은 오늘이란 생의 등줄기를 휘청하도록 후려치고는 딴전 피우듯 눈부신 감사를 데불고 올것이라서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웠던 하루가 빛 부신 소중한 하루였음을 감사드리며 머뭇거림 없이 받아들인다. 믿음으로 품기만하면 될 것이라서. 새로운 하루가 엷은 새벽 여명을 앞세우고 서서히 열리고 있다. 

하루가 가면 어제가 그립고 지나온 하루를 아쉬워 해보지만 매일의 하루들은 담담하게 저물어가고 격려와 북돋움을 삶의 고취라고 단정했던 집념과 매달림의 시간들이었음을 새벽 안개 속으로 아른아른 보이더라는 것이다. 행복을 빌미로 섬김을, 예찬을 끌어들인 무책임의 한계까지 깨우치라는 듯 노인네의 퇴원을 사열하듯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하루들을 사랑한다고 믿어왔던 확신조차도 허기증같은 착시를 불러들임은 아무래도 감사가 부족했던 탓이리라. 남은 여정동안에도 하루들을 참회하는 심정으로 사랑할 것을 주저치 않으리라. 내일을 누리기 위한 필요에 의해 오늘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의 행복만이 온전한 기쁨이요 누림임을 겸손하게 인정하며 감사하게 된다. 어쩌면 내일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날이되어 언젠가는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로 이생을 떠날수 밖에 없음이라서. 언제나 내일은 예약된 것도 아닌 기약없는 기적같은 하루들이다. 영원으로 향하는 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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