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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5-12 19:19:19

모세최,문학회,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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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후, 연일 이어지는 청명한 날씨와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한 아침이다. 

아침 일찍이 삶의 현장에서 분주하게 활동(딜리버리)하며 땀을 흘리는 입장에서는 이런 날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맑은 하늘엔 한가로이 구름이 흘러가고 신록의 숲은 더욱 짙어가고 있다. 

숲의 향기가 싱그럽게 느껴지는 풍요로운 계절 5월의 찬란한 환호를 듣고 있다. 

밝은 햇살이 푸른 들판에서 춤추고 파릇파릇한 나무 잎들은 부드러운 바람결에 속삭이며 이슬 머금은 꽃들은 수줍음에 떨고 있다. 

1950-60년도에 포크 사운드의 감미로운 발라드 싱어, “지미 로저스”의 팝송 <투데이. 오늘>의 부드러운 선율이 잔잔하게 허밍으로 살아난다. 

“아직 꽃들이 넝쿨에 매달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지금, 나는 당신의 양딸기를 맛보고 싶소. 달콤한 술도 마시고 싶소. 백만 번의 내일이 사라져 버려도 기쁨은 나의 것이요. 

멋쟁이가 될테야. 방랑자도 될테야. 내가 부르는 이 노래 당신이 듣는다면 금새 누군지 알 거요.” 후략. 사랑의 마음이 담긴 이 노래가 지금도 진한 감동으로 어필해 온다.  

화려한 계절의 향기가 흘러넘치는 이 노래는 마냥 가슴 부풀게 한다.

눈부신 계절의 여왕인 5월의 그윽한 숨결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는 정화된 마음에 그리움을 지피는 오묘한 힘이 전신을 감싼다. 

바람이 부드럽게 가슴을 파고들며 그리움에 부푼 감정을 살며시 흔들어 놓고 지나간다. 

보고 싶은 얼굴을 그리며 그리움에 찬 가슴의 노래를 바람결에 실어 보낸다.  

귓가에 맴도는 그리운 음성에 화사한 사랑의 환희가 살아나며 행복의 절정에 이른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바람을 좋아해 바람 부는 언덕을 찾는 일이 많았다. 

어디에 기댈 곳이 없던 외로운 자신을 바람 속에서 위로받고 마음의 안정을 느끼며 삶의 의지를 다졌든 어린 시절은 감미롭고 포근한 추억으로 살아 있다. 

봄날의 훈풍, 여름날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음악 같은 가을의 소슬바람, 볼을 얼얼하게 하는 세찬 겨울바람도 좋기만 했다. 

어린 시절 영혼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뺨으로 흐르는 눈물자국을 마르게 해주던 바람이 여간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민생활을 광야의 삶으로 흔히 표현한다. 

비바람 부는 광야의 삶이 고난의 삶이지만 시련의 삶을 이겨내는 사람에게 주시는 사랑의 선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는 신앙 고백의 감사가 따른다. 

“바람처럼 살다 가고 싶다.”는 노랫말이 자기연민의 감정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세찬 바람이 뒤흔들어 놓은 의식의 명료함과 자유로운 순간은 재창조의 원천이 된다. 

삶의 진지한 성찰과 강인한 의지와 열정을 깨우는 이 순간은 무한한 가능성의 시간이다.  

“꽃샘바람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하네요. ‘시간을 아껴 써라. 하루 한순간도 낭비하지 말고 소중하게 살아라!’ 잎샘바람은 또 말하네요. ‘절망의 벼랑 끝에서도 넘어지지 말고 다시 일어서라.’ 죽지 말고 다시 부활하는 법을 배워라!”

“우리네 삶 역시 시련의 바람을 잘 이겨 내야만 튼실한 아름다움으로 빛날 수 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연간 산문집 “꽃이 지고나면 잎이 보이듯이.”의 봄 편지 중에서. 

수녀님의 삶을 일깨우는 희망의 글이 위안이 되고 새로운 생명의 도약을 약속하는 기쁨이 된다. 꽃향기 실어 오는 봄바람을 품고 하루하루가 삶의 향기 그윽한 날들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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