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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트럼프 정신이상 증후군 피하는 법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4-21 20:20:17

칼럼,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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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독한 증오심으로 개인의 판단력이 훼손되는 이른바 트럼프 정신이상 증후군이 실재한다고 믿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쏟아지는 비방과 험담을 모르는 바 아니고 나 역시 그를 향해 몇 번 거친 말을 날리기도 했지만 대통령 선거전 내내 그가 보여준 행동은 그 모든 비난을 정당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선된 후에도 트럼프는 들끓는 여론을 진정시키고 대통령답게 행동하기는커녕 계속 옹졸한 공격과 과장 및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으로 일관했다. 솔직히 트럼프 행정부는 혼란과 무능으로 점철된 듯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공격이 단행됐다. 이 문제에 관해 트럼프는 보좌관의 조언을 받아들여 당초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고 치밀한 조율을 거친 대응법을 선택해 신속하게 행동했다. 

나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시리아 공격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그가 드디어 “대통령답게 행동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대통령은 단순히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할 수는 없으며 보다 폭넓은 이익과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음을 보여준 조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트럼프가 그린 시리아 정책의 큰 그림에 대해서는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내 최근 칼럼의 제목도 “한 번의 미사일공격은 전략이 아니다”였다. 

하지만 좌파는 내가 트럼프를 교황으로 천거하기라도 한 듯 소란스런 반응을 보였다. 평소 사려 깊던 칼럼니스트들조차 내 견해를 “헛소리”로 매도하며 “언론이 트럼프 지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한 언론인은 TV에 출연해 “저 친구는 할 수만 있다면 크루즈미사일과 섹스라도 할 것”이라는 폭언을 날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들은 트럼프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내 기사를 인용하며 “아마도 이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가장 어리석은 코멘트일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지난 2013년 9월 2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연설문 작성자들이 쓴 것이 분명한 성명서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비축해 두었던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유엔과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구속력을 지닌 이번 합의를 아사드 정권은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못 박은 뒤 “우리는 합의 이행여부를 면밀히 지켜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시리아의 약속 위반을 지켜본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가 시사했던 방식대로 중대조치를 집행한 셈이다.   

힐러리 클린턴에서 토마스 도닐론, 레온 파네타와 데이빗 퍼트레이어스에 이르기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정책을 담당했던 주요 인사들은 물론 전 세계 우방국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공격을 즉각 지지하고 나선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시리아 공격은 깔끔했고 신중했으며 신호를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다시 말해 오바마 식 대응법 그대로였다.  

내가 접촉한 전임 행정부 관리들은 만약 오바마가 현직 대통령이라면 시리아에 대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규모의 공격을 명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주의자들은 트럼프의 태도변화를 진보주의자들보다 훨씬 잘 이해하는 듯 보인다. 앤 코울터, 마이클 새비지, 로라 잉그램 등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들 가운데 상당수는 트럼프의 오바마 정책 끌어안기에 속을 태운다. 

앤드류 맥카시는 ‘내셔널 리뷰’ 기고문에 이렇게 썼다. “해외정책에 관한 한 2016년 선거는 클린턴이 오바마 3기 행정부를 분만한 케이스가 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대신 트럼프가 우리에게 클린턴 3기 정부를 안겨 주었다.”

조나 골드버그 역시 내셔널 리뷰에 쓴 시리아에 관한 글에서 “트럼프가 오바마의 레드라인을 집행하기 위해 행동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진보주의자들은 트럼프 정신이상 증후군을 피해야 한다. 트럼프가 추구하는 모든 정책들이 명백히 잘못되고, 악하고, 위험한 것은 아니다. 

나 역시 트럼프에 꽤나 엄하게 굴었다. 대선전 당시 그가 제안한 거의 모든 정책에 신랄한 공격을 가했다. 대선직전 그를 “미국 민주주의의 암”으로 불렀고 유권자들에게 그를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내 말을 따르지 않았고 트럼프는 지금 대통령이다.    

내가 할 일은 그의 정책들을 공명정대하게 평가하고 내 견해에 비추어 그들이 과연 현명한 것인지 아닌지를 설명하는 것이라 믿는다.

트럼프 대선공약과 정책의 상당수는 멍청하고 실행불가능하다. 지난주 그가 여러 면에서 태도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듯 트럼프의 정책은 언제이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를 반대한 우리들 중 일부는 중요한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트럼프의 태도변화와 가차 없는 공약 추진 가운데 우리가 과연 어느 쪽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첫 번째 옵션은 트럼프를 수치스런 몰락에서 구해줄지 모르지만 국가와 세계에 유익한 일이다.  

두 번째 옵션은 모두에게 재앙이다. 여기서 진퇴양난의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는 미국에 더 좋은 옵션을 원하는가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에게 더 나쁜 옵션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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