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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4-08 19:19:3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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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다윗 시대에 아주 부자이지만 미련한 나발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못나고 고집 세게 행동을 하였는지 자신의 종이 ‘주인은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립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아주 불행한 사람입니다. 

세상이 참으로 다양해지고 사회와 문화 전반에 대해 일반적인 평가도 너무나 빨리 바뀌어 가고 거기에 따라 사람들의 감정도 복잡하고 미묘해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생각합니다. 

논어의 위령공편에 이런 말이 있답니다. “더불어 말할 수 있는데 말을 아껴서 대화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잃게 되고, 더불어 말할 수 없는데 말을 걸면 말을 잃게 된다.”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람과 말을 섞다 보면 내 자신도 누추해지고 내 인격까지도 손상을 입게 된다는 그런 뜻이 아닐까 합니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이런 글을 대하는 것이 점점 두려워집니다. 젊어서는 똑같은 글을 읽을 때 내 주변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고 생각나는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람’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내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닌가를 반문해 봅니다.  내 주변의 어떤 이들이 나를 대할 때도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나 하고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좀 더 근사하게 나이 들고 싶고 누구나 내게 와서 말을 걸 수 있는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세월이 갈수록 내 생각의 틀 속에 박혀서 살고 아집은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닌가 염려도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 받는 최고 갑부 중에 한 사람인 워런 버펫은 어느 날 한가지 질문을 받습니다. “성공의 최고의 가치나 평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는 서슴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젊은이들이 늘 나를 찾고 내 주변에 있다는 것입니다.”  참 인상 깊은 대답입니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닌 순수한 인간적인 관계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 특히, 젊은이들이 ‘더불어 말하기를’ 원하는 사람... 그 사람의 영향력이나 위치의 높이가 아니라 순수하고 진실되게 대화할 수 있는 리더가 우리 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할 때 입니다.

소위 롤 모델이 점점 없어지고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모르는 100세 시대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멋진 모델들이 필요합니다.  아침 안개처럼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 합니다. 함께함이 즐겁고 유익한 만남.  비록 나의 절박한 문제의 답을 찾을 수는 없다 해도 진실됨이 있는 대화.  서로에게 ‘더불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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