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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말복 기념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8-08 08:41:07

행복한아침, 시인, 수필가, 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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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자(시인 수필가)    

 

올해 여름은 세상살이가 뒤숭숭해서 인지 초복, 중복을 제대로 챙기기도 전에 말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여름이 열리고 더위에 적응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초복이다. 중복은 초복 보다 한결 무더운 시기로 본격적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말복은 서서히 더위를 거두어들이는 모색의 시기라 할 수 있겠다. 중복과 말복 사이에 입추가 서성거리고 있는 모순 같은 부조화가 더위에 지쳐버린 우리네를 달래 주려는 절충의 슬기로 보인다. 고국은 폭염으로 백야로 고생 중이고, 이곳 미국 일부 지방은 폭염에 집중폭우를 재앙 수준으로 겪고 있는 곳이 많은데 다행이 조지아. 애틀랜타는 큰 피해 없이 여름을 찬찬하게 건너고 있는 중이다. 초복, 중복, 말복에 당도한 기점에서 보면 실로 먼 길을 훑고 왔다. 역지사지로 막심까지 풀어놓을 것 같은 폭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땀을 더 흘려야 하겠지만 입추가 저 만치에서 여름 끝자락 수습 시늉을 하며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음이라 남은 더위는 추억용으로 돌려 놓아도 될 듯하다. 습하고 길고 긴 무더위를 견뎌낸 수고로움에 든든한 보양식이라도 마련해야 할 참이다. 곧 다가올 신선한 가을에는 희망과 평안이 충만하기를 소망하면서. 

 

생각해보면 지구와 태양 거리가 이 만큼인 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23.5 도 동쪽으로 기울어서 돌아가는 태양계에서 무슨 일로 든 발버둥 치고 소리 쳐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음이다. 태양과의 거리에서 작은 수치라도 멀어지거나 가까워진다면 혹한과 혹서로 지구촌은 초토화 될 것이다. 천지를 지으시고 섭리하시는 창조주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사 더위에 추위까지도 다 헤아려 주셨음을 생각하며 한 없이 맑고 푸른 여름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얀 뭉게구름들이 마치 하늘 끝에서부터 더위를 감아 올렸다가 풀어 놓았다가 요술을 부리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어디선가에서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 한 줄기가 가을을 곧 불러들이겠다는 신호처럼 신선한 기운을 불러들인다. 말복이 지나가면 여름과 가을은 바통 터치를 위해 마지막 결승점에서 미묘한 터치가 펼쳐질 것이다. 갑자기 찾아 들지도 모를 말복 더위 중에는 아무리 가벼운 입성을 택해도 시원하지 않을 듯 하다. 인류가 저질러 놓은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을 몰고온 공해와 오염 현상이 빚어낸 결과 때문임도 명심해야 할 일이다. 문득 수의를 벗고 속옷만 입은 채 바닥에 드러누워 검찰 소한을 거부하고 있는 전직 나라 지도자도 더위 때문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아이러니다.   

 

입추가 지나 첫번째 경일을 말복으로 지칭하게 되었던 것 조차도 여름 지혜가 타협이나 속임수 없는 어린아이 마음 같아 보인다. 말복을 지나면 무더위도 서서히 물러갈 것이다. 연일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아침저녁으론 가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럭저럭 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결로 하여 으스스한 냉기마저 느낀 터라 막강했던 여름 장벽도 무너지고 있음을 절감하게 해주었다. 그 틈새 사리로 가을이 기웃거리고, 늘어질 대로 늘어진 전신줄도 차려 자세로 긴장하고, 산책길 숲길에선 옷깃을 여미며 추스르게 된다. 이렇듯 낮은 기온이 계속되면 결실을 위해 따끈한 햇살을 기다리는 오곡백과가 열매 맺을 일이 염려스러워진다. 복날이면 애먼 멍멍이와 영계가 수난을 당해왔다. 약병아리가 가부좌를 틀고 찹쌀을 뱃속 가득 채우고는 잘 우러난 뜨거운 국물 속에 누워있는 삼계탕이 이번 말복 절기에는 이미 여름 절정을 지나쳐버린 것 같은 일기라서 인기도에서 조금은 누락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미국인데도 절기에 맞춰 먹을 일들이 많이 생략되고 있다. 별식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구별 없이 절기 음식을 즐기고 있는 터라 무감각한 먹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 명절도 한걸음 빠르거나, 늦으면 늦은 대로 챙기게 되는 풍요를 누리고 있다.  

8월도 만만한 풋내기가 아님을 과시하듯 덥석 들어섰지만 예사로운 여름과 다를 바 없이 더워야 할 땐 더워야 한다는 지론을 대변해주고 있다. 평년처럼 익어가는 여름이길 바램 해 본다. 여름 뒤 치다꺼리 일손이 기다리고 있고, 해거름 햇살도 점점 줄어들면서 해가 일찍 기울고, 밤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그러던가 말던가 매미는 죽을 힘을 다해 마지막 공연에 혼신을 다하고 있으며, 폭염도 집중호우도 그 숨결을 가다듬고, 빳빳하니 곧기만 하던 벼 이삭도 고개가 갸우뚱해질 것이요, 이열치열도 옷깃을 여미고 있다는 뉴스가 나옴 직 하다.  

 

해서 계절은 은근한 중독성으로 우리 인생들을 세뇌시키기도 하고 회유 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자석처럼 우리를 끌어 안으려는 기질이 보인다. 머물고 있는 계절과 다가서는 계절이 극과 극 같이 우리네 양 팔을 끌어당기는 시늉으로 하여 연민과 냉담, 무관심에서 방황을 조장하기도 한다. 연민으로 떠나는 계절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를 덜어주고자 하는 마음과 새롭게 맞게 되는 계절에게 보내는 환영의 몸짓이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떠남이 기정사실화 되어버린 여름의 아쉬움에 무관심해져야 하는 일들이 오히려 고통을 주는 건 아닌지 행위의 반응 조차도 조심스럽다. 찬찬히 여름을 배웅하며 수선스럽지 않으며 담백한 가을 맞이로 세월을 낭비하지 않아야 하리라. 극상해서 말복 맞이 기념사로 대신하려 한다. 말복이 말복 답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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