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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좋은 사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6-06 18:47:05

행복한아침, 시인, 수필가, 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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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자(시인 수필가)

수다꾼으로 자처한 분들의 모임에 우연하게 참석하게 되었다. 식사를 나누고 어느 분의 집으로 이동하면서 본격적 수다의 장이 열렸다. 초면이었지만 격의 없는 대화에 어색함도 자리보전을 포기하고 대화 속으로 젖어 들기 시작하면서 놓치기 아쉬운 부분의 대화들은 양해를 구하고 메모지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주제는 ‘좋은 사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였는데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심오한 인성에까지 터치하게 되는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좋은 사람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선한 사람, 착한 사람을 이른다. 좋은 사람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강인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소유자들이며, 선행을 베풀며 나눔에 앞장서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사람은 좋은데 맺힌 데가 없고 세상 경쟁에서 살아 남기에는 부적절한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어리숙하게 보이는 호구는 본인 의지와는 상관 없이 무시 당하며 손해를 보는 부류로 치부해 버리지만, 순하고 착한 사람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함부로 대해서는 아니될 사람임을 분명히 했으면 하는 생각에는 동의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또한 풍기는 인간적 매력은 별로 지만 그리 나쁜 면모가 보이지 않을 땐 착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둘러대며 단정을 짓는 경우도 허다한데 비해 마냥 좋기만 한 사람 또한 호구로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 해서 만만한 사람으로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 또한 착각이다. 함께 어우러지며 섞여 살아가는 와중이지만 웬만한 자극적인 언행 앞에서도 묵묵히 감수하며 분위 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깊은 의도를 가진 사람을 만만하다 거나 대인관계에서 무능한 약점으로 평가하는 무례함을 범하는 일은 지양 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을 피력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오히려 다양하게 주어지는 상황에서 특징이 없고 재미 없는 사람으로, 전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으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라 좋은 사람의 범주에 들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 같다는 이견도 등장했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로 함께 행동 하거나 공통점을 징검다리 삼아 한데 묶일 수 있는 문화권 속에서 편견 없는 질서 속에서 할 수만 있으면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태양계가 태양을 중심으로 궤도를 따라 변함없이 우주 속을 유영하듯 바름과 평화를 갈구하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계열을 이루는 기업에서나 공동체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숱한 사연과 민담을 만들어 가며 더불어 어우러지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사는 이야기 속에 곧잘 등장하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점점 희귀해 지는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 좋은 사람이 그리운 시대로 가고 있음인가 보다. ‘좋은 사람’ 이라고 나즈막 하게 되뇌어 본다. 

좋은 분으로 보이세요’ 초면인데 불구하고 면구스러운 통념 적 인사를 건네 받으면서 시작된 관계였는데 종국엔 모질게 뒤통수를 맞은 아픔이 문득 떠오른다. 그 후유증으로 좋은 사람 노릇을 해보려는 의도 조차 주눅이 자리를 편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고, 인정받고 싶을 때, 위선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몸을 사리게 되었던 일들이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처럼 떠오른다. 진흙 투성이 진창 같은 현실에서 좋은 사람으로 피어나려면 하늘을 바래며 하늘로서 내리 우는 말씀에 기대노라면 촉촉히 내리는 은혜를 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물 같은 무리 들에는 마음을 두지 말아서 그로 인한 상채기에도 주시하지 말아야지, 엉기어 붙는 어둠을 단호히 밀어내며 상처로 인한 일그러진 분노 조차에서도 돌아 서야 할 일이다. 살아 있어 호흡 하는 모든 순간 순간에 생명의 말씀을 붙잡아야 하리라. 생명은 빛으로 피어나 어두움을 환히 비춰주게 될 것이다. 생명은 생명을 낳고 죽음은 죽음을 부르지 않았던가.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도 다양하다.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 ‘그분은 근본이 좋은 사람이다’ ‘그이는 심성이 더 없이 좋은 사람이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 등이 일상에 자주 쓰이기도 한다. 성품이 좋은 사람을 호인으로 칭하기도 하고 솜씨가 좋은 사람을 솜씨꾼이나 교인 (巧人)이라 칭하기도 한다. 좋은 사람의 기준이 딱히 선명하진 않지만 지니고 있는 인격의 바탕 됨됨이와 주변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대범하고 만족할 만한 고상한 인품의 소유자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성품이나 인격이 원만하고 선하며 말씨나 태도가 주변을 언짢게 하지 아니할 만큼 단아하고 신중한 품성이라면 생각이 건강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추론에서 최종적 판단 명제를 이끌어 내면서 수다꾼들의 수다가 끝을 맺게 되었다. 

내가 느끼는 좋은 사람은 사회적 위치나 재정적 상태와는 상관 없이 별로 튀지 않고 마음이 넓고 정답고 남의 어려움을 잘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세월이 겹겹으로 넘실대는 파도처럼 흘러가버린 지금 새삼 좋은 사람으로 남는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지를 절감하게 된다. 부고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유명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보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의미 있는 삶의 흔적을 남기기를 소망 드리곤 한다. 사리에 맞는 사람, 주변에 짐이 되지 않으며, 오늘도 좋은 사람으로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일에 게으르지 않으려 한다. 세상만사 옳고 그름도 다 상대적인 개념일 뿐 정답은 없다는 것이 통념이긴 하지만. 두루뭉술 이더라도 좋은 사람의 자리에 머물고 싶다. 역부족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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