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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현장] 먹고 사는 문제, 관세로 뒤흔들리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4-01 13:05:31

뉴스의 현장, 황의경 LA미주본사 사회부 기자,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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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기자는 요즘 장을 보러 갈 때마다 심난하다. 외식비가 치솟아 끼니의 대부분을 직접 해 먹고 있는 탓에, 장 보는 일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자, 알량한 차이지만 식비를 더 쓰고 덜 쓰느냐가 결정되는 곳이며, 돈을 아끼면서도 얼마나 맛있는 음식으로 저녁 식탁에 앉아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지 판가름 나는 중요한 일이다. 장을 보는 순간마다 건강, 식비, 그리고 가족의 행복까지 고민해야 하니,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렇게 중요한 ‘먹고 사는’ 문제가 좌우되는 마켓에서 체감되는 밥상 물가가 요즘 심상치 않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외식 물가가 급등하고, 고인플레이션으로 식자재 값이 하늘을 찌를 듯 오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요즘은 ‘야금야금’ 오르는 게 아니라, 물가 상승이 폭풍처럼 밀려올 것 같은 불안감이 느껴진다. 실제로 내년 경제 상황을 예상하는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91%가 경제 상황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음식과 서비스 가격을 떠올린다고 답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불안정한 주식시장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멕시코산 아보카도 가격은 꿈틀거리고, 대만산 우엉과 유럽산 와인 가격도 이미 오르거나, 언제 오를지 모른 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목재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휴지 대란이 (또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해 먹거리는 물론, 나무로 만든 집, 자동차, 가전제품, 의류 등 우리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소비재에 영향이 미칠 상황이다.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닌 모양인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보다는 물가에 좀 더 집중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문제와 미국인들을 재정적으로 더 나은 상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통해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 약 40%의 사람들은 그의 정책이 경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4분의 1(23%)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자신의 재정 상황을 개선했다고 응답했으며, 두 배 가까운 사람들(42%)은 그가 오히려 재정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상황은 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공화당 지지자 4분의 3은 트럼프의 정책이 자신들의 재정 상황을 개선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현재는 그 비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응답자의 72%는 단기적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응답했고, 47%는 장기적으로도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의 관세 정책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초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에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일시적인 어려움이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가하는 위협은 국민들이 느끼기에 미국의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업체가 관세로 인해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아무런 관심이 없다(couldn’t care less)”고 말했다. 정치가의 말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는 기자로서가 아닌, 그의 통치 아래 살고 있는 서민의 입장에서 이 발언은 굉장히 서운하게 들린다. 미국인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미국 자동차를 구입하고, 보복 관세로 인해 해외로 수출되던 미국 제품들이 판로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가운데 웃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이 속한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가 무엇인지, 그들은 과연 누구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황의경 LA미주본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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