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김용현의 산골 일기] 남도 삼천리를 가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3-10 17:40:43

김용현의 산골 일기,김용현, 남도 삼천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뉴저지에서 애틀랜타까지의 거리는 765 마일 (1,224km), 리 수로는 꼭 삼천리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천리, 부산에서 신의주까지는 천 7백리인데도 한반도를 굳이 ‘무궁화 삼천리’ 로 부르는 것은 함경북도 최북단 온성에서 제주도 남쪽 마라도 까지를 쳤을 때 삼천리가 되기 때문이다.

박목월 선생의 ‘나그네’ 란 시가 있다. 그 시에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란 구절이 나오는데 지난 달 나는 삼백리의 열배가 되는 삼천리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다녀왔다. 

박목월 선생은 결혼식 주례를 해주시면서 가깝게 모셨던 분이기는 하지만 감히 그분의 ‘나그네’ 길을 연상하며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언제나 자녀들이 사는 곳은 ‘술 익는 마을’ 못지않게 정감이 넘치기 마련이다. 그런데다 LA에서 올림픽가가 그랬던 것처럼 한글 간판이 선명한 둘루스 한인 타운에 들어서면 마음이 더욱 푸근해진다. 

아들과 딸이 고맙게도 한번은 뉴저지에서, 한번은 애틀랜타에서 돌아가며 만나기로 해 두 번째로 ‘남도 삼천리’를 찾았다. ‘길은 외줄기’-- 다른 길도 있으나 이번에도 비행기 편이다.

올겨울 동부지역은 눈이 자주 오고 추위도 오래가는 편이었다. 그에 비해 위도 상으로 8도가량 남쪽에 위치한 애틀랜타는 눈은 딱 한번 왔고 기온은 평균 20도 가량 높았다. ‘강나루’ 보다 머나 먼 네 개 주의 하늘을 지나 ‘밀밭 길’이 아닌 ‘목화 길’과 ‘복숭아 밭’으로 유명했던 조지아 주, 지금쯤 체로키카운티 깁스 가든에 만발했을 수백만 송이의 황금빛 수선화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 

박목월 선생의 고향 경주를 떠올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과 공원이 많은 평화로운 땅, 대형 기업체와 유입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발전도상에 있는 도시. 그러나 차마 잊지 못할 아픈 과거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1861년에서 1865년까지 벌어졌던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애틀랜타는 도시 전체가 불타고 65만 명이 전사한 처참한 피해지였다. 

군사적 열세로 북부에 크게 패한 남부 지역은 그 뒤 연방 정부의 포용정책으로 재건은 되었으나 16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분노와 적개심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

비비안 리가 주연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기억하며 ‘애틀랜타 히스토리센터’를 찾았다. 곳곳에 ‘잊지 말자’는 격문과 함께 전쟁의 흔적들이 잘 보관되어 있었는데 전투 상항을 재현해 놓은 사이클로라마 원형극장이 일품이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노예제도가 잘못된 제도였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잃어버린 대의(Lost Cause)’ 라는 이론을 내세우는 남부의 역사학자들은 남북 전쟁은 백인 우월주의와 남부의 노예제가 충돌한 전쟁이었으며 남부의 조상들이 무조건 부도덕한 가치에 매달렸던 죄인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내전의 상처는 치유가 쉽지 않다. 새 정부를 출범시킨 트럼프 대통령은 어서 미국의 정신인 ‘다양성과 평등, 포용’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김용현 평화운동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현관 택배 훔치던 10대에 총격, 2026조지아 경제 전망,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현관 택배 훔치던 10대에 총격, 2026조지아 경제 전망,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12월 셋째 주 조지아 핫 뉴스! ] “리버티 뮤추얼·세이프코, 조지아 자동차 보험료 대폭 인하 발표”“귀넷 카운티 호텔 총격 사건…경찰 긴급 출동 조사 진행 중”“조지아 우편배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9] 등을 내준다는 것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9] 등을 내준다는 것

정국희 어부바 하고 등 내밀면좋아라 업히는 아이를 생각하다가단풍잎 같은 세 살 이쁜 손 어깨위에 얹히면몸에서 풍금 소리 퍼지는 걸 생각하다가다른 말로는 도저히 표현될 수 없는어부바

[행복한 아침] 시간의 무늬

김 정자(시인 수필가)       12월도 겨우 열흘 남짓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12월은 우리에게 무엇으로 오는가’라는 질문 을 비켜설 수 없는 세밑이라 시간 유속을 유독 유난

풀턴 학교 경찰, 학생에 테이저 발사...직무정지
풀턴 학교 경찰, 학생에 테이저 발사...직무정지

관련 동영상 유포, 교육청 조사 착수 풀턴 카운티 교육청 소속 경찰관이 버스 안에서 학생에게 테이저를 사용한 혐의로 직무가 정지되고 조사를 받고 있다. 교육청은 19일 이 사실을

조지아, 스포츠 도박 놓고 또 ‘갑론을박’
조지아, 스포츠 도박 놓고 또 ‘갑론을박’

“불법도박 성횡…세수 증대”주장 불구정치권, 중간선거 앞두고 이슈화 부담  내년 주의회 개회를 앞두고 스포츠 도박 합법화를 놓고 또 다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조지아는 지난 20

알파레타 대형 폰지 사기범 유죄인정
알파레타 대형 폰지 사기범 유죄인정

기소 1년 만에 검찰과 유죄합의피해액3억달러·피해자 2천여명 3억달러가 넘는 폰지사기 혐으로 기소된 알파레타 소재 우령 투자회사 대표가 연방검찰과 합의에 따라 유죄를 인정했다. 기

한인상의, 50주년 기념 가면무도회 갈라 성황
한인상의, 50주년 기념 가면무도회 갈라 성황

"새로운 50년 향한 비전과 도약 다짐"창업지원 공모전 '티파니'에 1만 달러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5시 둘루스 캔톤하우스에서 200

사지 절단 이겨낸 10대…이젠 ‘운전’에 도전하다
사지 절단 이겨낸 10대…이젠 ‘운전’에 도전하다

패혈증 생존자 나탈랴 이야기 재활치료 넘어 운전에 도전장“제 삶의 주도권 되찾는 과정” 10대 때 패혈증으로 사지를 절단해야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꿈에 도전하고 있는 조지아 여성의

귀넷 초중생 휴대폰 전면 금지 확정... 고교생은 '미정'
귀넷 초중생 휴대폰 전면 금지 확정... 고교생은 '미정'

고교생 정책은 추후 논의2026년 7월 1일부터 발효 조지아주 최대 교육청인 귀넷카운티 교육위원회가 지난 18일 밤,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의

"조지아 아동복지 서비스 사실상 중단"
"조지아 아동복지 서비스 사실상 중단"

관련 단체 한 목소리 주장"한 달 지원 500건→5건" 8,500만달러 재정부족 탓 조지아 전역 아동복지 서비스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 당국의 새로운 승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