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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대통령의 언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2-13 12: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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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중반 세계 철학계를 대표했던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교환의 수단을 넘어 바로 인간 자체를 의미한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우리가 어떤 말을 하는가는 곧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그대로 드러내준다.

보통 사람들도 그럴진대 하물며 대통령이라면 어떠해야 할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국가의 최고지도자다운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꼭 달변일 필요는 없지만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돼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같이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끊임없이 말과 관련한 구설수에 올랐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튀어 나오는 그의 반말 어투,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어휘들과 배제의 언어로 구성되기 일쑤였던 그의 발언들은 통합의 메시지와 거리가 멀었다.

가장 고질적이었던 것은 그의 반말 습관이다. 특히 현장방문 일정에서는 습관적으로 반말들이 튀어나오곤 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야?” “여기에 인원이 얼마나 있었던 거야?”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 등 계속 반말을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국민들 앞에서 사과한다며 가진 기자회견 석상에서도 대변인을 향해 “하나 정도만 해. 목 아프다” “더 할까”라며 반말을 이어갔다. 국민들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였다. 

그리고 그 유명한 ‘바이든-날리면’ 발언이 있다. 2022년 9월 방미 중 당시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라고 말하는 게 카메라에 잡혔다. ‘○○○’가 바이든이든 아니면 날리면이든 상관없이 그의 말이 짧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그가 습관적으로 주변에 반말을 하는 것을 두고 검사시절 피의자에게 말하던 습관이 입에 밴 탓이라는 설명이 많았다. 그러자 피의자에게는 반말을 해도 되는가라는 지적들이 뒤따르기도 했다. 

대선캠프 관계자들 증언에 따르면 윤석열은 캠페인 회의석상에서 상대 후보를 이xx 저xx로 지칭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기본적으로 존중과 예의의 언어가 결여돼 있음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의 짧은 말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메시지에서 수시로 사용한 공격적인 언사였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그의 언어는 설득 그리고 통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나치게 갈라치기와 공격에만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지지자들은 만족시켰을지 몰라도 반대자들 포용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지도자, 특히 국가지도자의 말은 단순한 의사표현의 수단이 아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국가정책이자 메시지이다. 여기에 따라 자신의 개인적 운명은 물론 국가의 명운까지 좌우될 수 있다. 그래서 성현들은 말에 대한 교훈을 들려주면서 특히 지도자들이 혀를 놀릴 때는 더 조심하고 가다듬을 것을 권면했다.

마침 17일은 대통령의 날이다. 2월에는 워싱턴과 링컨, 그리고 레이건 등 훌륭한 미국 대통령들이 많이 탄생했다. 미국은 이들이 남긴 유산을 되돌아보자는 뜻에서 2월의 3번째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제정해 기리고 있다. 2월 태생 대통령들의 공통점은 국민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교감할 줄 알았던 인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윤석열이 이들로부터 약간이나마 교훈을 얻었더라면 지금의 처지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의 어처구니없는 정치적 몰락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결여된 그의 언어습관 속에서 이미 그 씨앗이 배태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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