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1-21 18:00:53

데스크의 창, 노세희, LA미주본사 사회부장, 멕시칸 없는 하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캘리포니아 인구의 3분의 1, LA 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멕시코 출신 식당 종업원을 비롯해 가정부, 정원사, 교사, 농장, 건설 노동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사라지자 캘리포니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업소들은 인력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산업 시설들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 경제가 엉망이 되면서 미국 전체 경제가 위협을 받는다. 이 영화가 한인사회에 회자된 것은 지난 2006년 미 주류사회에 라티노들이 얼마나 큰 경제적 파워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기획된 ‘메이데이 보이콧’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면서 부터다. 

그해 5월1일 멕시칸들이 주축이된 라티노 근로자들이 하루 파업을 단행하자 LA 한인타운은 당장  타격을 받았다. 많은 한인들이 점심식사를 할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고, 필요한 물품을 예정된 시간에 배달받지 못하거나 고장난 사무기기를 고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사례도 잇따라 발생했다. 또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로 오후들어 한인타운 곳곳의 도로가 통제되면서 한인들은 퇴근길 우회도로를 찾는라 허둥대기도 했다.

#퓨리서치센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체류신분이 없는 불법 이민자수는 수는 지난 2021년 기준 총 1,050만명에 달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 국경을 넘다보니 ‘불체자=멕시칸’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들의 출신 국가는 다양하다.

불법 이민자들을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가 405만명으로 전체의 38.6%를 차지하며, 엘살바도르 출신들도 80만명에 이른다. 이외에 인도 72만5,000명, 과테말라 70만명, 온두라스 52만5,000명, 중국 37만5,000명 순이다. 

한국 출신들도 10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만 600만명의 이민자들이 불법체류 상태이거나 그 가족 구성원이며, 이중 절반 가량인 300만명이 남가주에, 190만명이 LA 카운티에 몰려 살고 있다. 

#11월5일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며 백악관 복귀 첫날부터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을 ‘국경 차르’(불법이민 문제 총 책임자)로 내정해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위한 준비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또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최측근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명하는 등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시나리오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불법 이민자 대규모 단속과 추방이 시행될 경우 식료품 가격의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2018~2020년의 경우 농장 근로자의 41%는 취업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체류 근로자들이었다.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는 농작물 생산(20만명)을 포함해 농업 분야에서 일하는 불법 이민자는 2021년 기준 거의 3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또 불법 이민자 20만6,000명이 식품 생산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은 가축 도살부터 해산물 가공, 과일 및 채소 작업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시민단체가 18일 발빠르게 ICE를 상대로 ‘불법 이민자 추방’ 과정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천사들의 도시’ LA시는 시의회가 19일 전체회의에서 경찰을 포함한 시 정부기관의 연방 이민당국 단속 협조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13-0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공식적으로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가 됐다. 

한달 평균 멕시코-미국 국경을 넘다 체포된 불법 입국자수가 10만여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은 필요한 조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들이 임금 수준이 낮고 일반인들이 기피하는 3D 직종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미국의 사회구조상 ‘멕시칸 없는 하루’의 현실판은 끔찍한 재앙만 불러일으킬지도 모를 일이다.   

<노세희 LA미주본사 사회부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병역법 위반 고발로 여권이 막혔다, 그래도 현지에서 풀린 이유

케빈 김 법무사 “여권 연장만 하러 왔는데, 발급이 안 된다고요?” 미국 서부에 체류 중이던 30대 초반 A씨는 재외공관 창구에서 이 말을 듣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유효기간

치아 교정 똑같이 받아도… 50대 아빠가 엄마보다 만족, 왜
치아 교정 똑같이 받아도… 50대 아빠가 엄마보다 만족, 왜

정주령 강남세브란스병원 치과교정과 교수팀성별·연령별 치아교정 치료 만족도 차이 규명 치아 교정을 받은 성인 환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치료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조기전형… 지원자 능력·복합적 요소
속속 발표되는 조기전형… 지원자 능력·복합적 요소

진짜 ‘드림 스쿨’ 찾을 계기불합격 통보는 재평가 기회감정 추스르고 현실적 조건보류 시 지속적 관심 표명 대부분의 대학들은 매년 12월 중순 전후로 ‘조기전형’(Early Deci

[애틀랜타 뉴스] 현관 택배 훔치던 10대에 총격, 2026조지아 경제 전망,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현관 택배 훔치던 10대에 총격, 2026조지아 경제 전망,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12월 셋째 주 조지아 핫 뉴스! ] “리버티 뮤추얼·세이프코, 조지아 자동차 보험료 대폭 인하 발표”“귀넷 카운티 호텔 총격 사건…경찰 긴급 출동 조사 진행 중”“조지아 우편배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9] 등을 내준다는 것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9] 등을 내준다는 것

정국희 어부바 하고 등 내밀면좋아라 업히는 아이를 생각하다가단풍잎 같은 세 살 이쁜 손 어깨위에 얹히면몸에서 풍금 소리 퍼지는 걸 생각하다가다른 말로는 도저히 표현될 수 없는어부바

[행복한 아침] 시간의 무늬

김 정자(시인 수필가)       12월도 겨우 열흘 남짓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12월은 우리에게 무엇으로 오는가’라는 질문 을 비켜설 수 없는 세밑이라 시간 유속을 유독 유난

풀턴 학교 경찰, 학생에 테이저 발사...직무정지
풀턴 학교 경찰, 학생에 테이저 발사...직무정지

관련 동영상 유포, 교육청 조사 착수 풀턴 카운티 교육청 소속 경찰관이 버스 안에서 학생에게 테이저를 사용한 혐의로 직무가 정지되고 조사를 받고 있다. 교육청은 19일 이 사실을

조지아, 스포츠 도박 놓고 또 ‘갑론을박’
조지아, 스포츠 도박 놓고 또 ‘갑론을박’

“불법도박 성횡…세수 증대”주장 불구정치권, 중간선거 앞두고 이슈화 부담  내년 주의회 개회를 앞두고 스포츠 도박 합법화를 놓고 또 다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조지아는 지난 20

알파레타 대형 폰지 사기범 유죄인정
알파레타 대형 폰지 사기범 유죄인정

기소 1년 만에 검찰과 유죄합의피해액3억달러·피해자 2천여명 3억달러가 넘는 폰지사기 혐으로 기소된 알파레타 소재 우령 투자회사 대표가 연방검찰과 합의에 따라 유죄를 인정했다. 기

한인상의, 50주년 기념 가면무도회 갈라 성황
한인상의, 50주년 기념 가면무도회 갈라 성황

"새로운 50년 향한 비전과 도약 다짐"창업지원 공모전 '티파니'에 1만 달러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5시 둘루스 캔톤하우스에서 200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