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추진
한국에서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이 현실화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한국 법무부가 추진하는 이민청 설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 방안을 직접 설명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외국인, 이민 정책은 대한민국 국민의 삶이 계속되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라는 소신을 강조했고, 최근에는 관련 현장 행보도 펼쳐왔다.
이민청은 법무부 산하에 청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고, 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등 각 부처에서 파견받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민청이 설립되면 전국 출입국·외국인청과 사무소 등이 이민청 산하로 편입된다.
‘이민청’ 도입 논의의 시작은 김대중 정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엔 법무부가 출입국관리국을 외청화해 2010년까지 미국 등에서 운영하는 이민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부 부처 사이 이견과 내국인 일자리를 뺏는다는 반대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19대 국회에서는 최초의 귀화인 출신 국회의원인 이자스민 의원이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새로 만드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다인종 시대에 대한 대비는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지만 논의 때마다 번번이 좌초됐던 가장 큰 이유는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를 통해 ‘이민청’ 신설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이민 관련 정책은 법무부(출입국·난민), 여성가족부(다문화), 외교부 외청인 재외동포청(재외동포), 고용노동부(외국인 노동자), 행정안전부(외국인 주민) 등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다. 이민자들이 겪는 고충이 교육, 노동, 복지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는 만큼, 이를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민청 설립을 위한 공론화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인구 절벽’이라는 국가 위기가 당면한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3분기 국내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1명 줄었다.
여기에 한국 인구가 지속적으로 쪼그라들어 2070년에는 3,800만 명까지 감소할 것이란 예상치도 나온다. 이민정책을 국가의 핵심의제로 다룰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목적으로는 해외 우수인재 확보다. 국가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효율적 이민정책을 검토해야할 시점인 셈이다. 외국인 노동력 유치를 위한 컨트롤타워가 될 이민청 설립과 함께 법무부는 종합적인 이민·외국인 인재 유치 전략을 연내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인사혁신처는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서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우수 한인 인재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재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인사처는 이날 참가자들에게 정부의 국제 인재사업을 소개하면서 정부 주요 직위 인사를 지원하는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DB)’와 국제 인재의 공직참여 가능 분야 등을 안내해 눈길을 끌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