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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이 탈모?” 피부과 뜻밖의 진단에 ‘화들짝’

한국뉴스 | | 2025-10-14 10:15:16

5살 아이 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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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필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마·두피에 칼자국처럼 생긴 흉터가 대표 증상

초기에는 단순 피부염과 혼동 쉬워… 진단 지연

 

5세 자녀의 탈모 증상으로 내원한 부모님이 있었다. 몇 달 전 이마에 길쭉한 모양의 발적이 생겼는데 점점 커지더니 피부가 단단해지면서 병변이 이마를 타고 두피 쪽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아이의 이마 피부는 마치 기다란 막대로 꾹 누른 것처럼 길쭉하고 움푹 패여 있었다. 초기에는 단순 피부염으로 여겨 치료를 했는데, 수개월이 지나도록 나아지질 않고 탈모반까지 발생하자 큰 병원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 환아는 병력 청취 후 피부 조직검사를 거쳐 ‘선상 경화증’(en coup de sabre)으로 진단됐다.

 

선상 경화증은 주로 이마와 두피에 직선 형태의 움푹 파인 자국이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피부 깊은 곳에 콜라겐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피부의 일부가 딱딱해지고 두꺼워진다. 이런 증상은 ‘칼자국처럼 생긴 흉터’로도 불리는데 얼굴 외에도 다리, 팔, 가슴 부위에 나타날 수 있다. 그냥 놔두면 얼굴 한쪽이 쑥 들어가고 눈, 뺨, 턱의 비대칭이 생길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선상 경화증은 국소형 피부경화증의 일환이지만 드문 편이다. 발생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염증 또는 혈관내피세포 손상이 발생했거나 정상 피부 조직의 섬유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고 이른 나이부터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성인에게도 선상 경화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성장기 아동의 얼굴이나 머리에 발생했을 때가 더욱 민감하다.

 

피부 뿐 아니라 그 아래 뼈·근육 등이 함께 위축되고, 눈·턱·혀 등 안면 부위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얼굴 한쪽이 움푹 꺼지는 반안면 위축(hemifacial atrophy)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가 살짝 붉거나 딱딱해지는 증상으로 시작해 점차 흉터처럼 파이고, 오래되면 한쪽 얼굴이 눈에 띄게 변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를 넘어 영구적인 안면 기형을 초래해 환자의 심리적 고통은 물론, 삶의 질까지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팔다리에 병변이 생긴 경우 근육과 뼈 조직을 침범해 성장을 지연시키고 굵기나 길이에 비대칭을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기에 염증을 억제하고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상 경화증을 진단할 땐 겉으로 보이는 변화 외에도 피부 조직검사, 얼굴뼈 컴퓨터단층촬영(CT),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를 통해 더 깊은 조직까지 영향을 받았는지를 살핀다.

 

피부가 딱딱해지거나 초기에 붉게 변하는 초기 증상으로 인해 보습제를 바르거나 일반적인 피부 연고를 사용하면 나아질 것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단순한 피부 건조, 아토피피부염, 혈관기형과는 전혀 다르다. 피부 문제가 아닌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리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반드시 피부과나 소아류마티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선상 경화증 치료는 조기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 주로 메토트렉세이트 같은 면역억제제로 질병의 진행을 막는다. 진행이 빠른 경우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먼저 사용한다. 남은 흉터나 얼굴의 함몰은 질병이 모두 안정화되고 성장이 끝난 후 지방이식, 필러, 성형수술 등으로 어느 정도는 복원할 수 있다.

 

이미 손상된 조직을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려우므로 조기 발견을 통해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선상 경화증을 조기 발견하려면 목욕 시간이나 머리를 빗겨주는 등의 일상에서 아이의 얼굴과 두피 변화를 자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이마나 머리카락 경계선 부분에 붉은 반점이나 딱딱한 부분, 털이 빠지는 부위가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로스앤젤레스 안경진 의료전문 기자>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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