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극심 가뭄에 운하 바닥 드러나고 명물 곤돌라 멈춰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따르면 최근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해수면 기준 마이너스(-) 60㎝까지 떨어졌다.
조수 수위가 낮아지는 일은 매년 1∼2월 건조한 날씨 때문에 종종 발생하지만, 운하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낮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조수 수위가 이같이 낮아진 것은 최근 계속된 극심한 가뭄과 썰물 때문이다. 일부 운하는 물이 거의 다 빠져 배가 지나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곤돌라와 수상택시 모두 운영을 중단했다. 현장 사진을 보면 베네치아 시내 한 운하는 시꺼먼 진흙 바닥을 그대로 드러냈다. 평소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들도 영업을 중단한 채 수로 한쪽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로이터 통신은 응급 환자 또는 화재 발생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수로를 통한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다음 주말 보름달이 뜨면 조수 변동이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베네치아는 2008년 2월 조수 수위가 최저 -83㎝까지 내려가 수로가 텅 비는 최악의 ‘아쿠아 바사’(Aqua Bassa·조수 수위가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는 것)를 겪은 바 있다.
베네치아 운하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다른 강과 수로들도 물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환경단체 레감비엔테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포 강은 예년 이맘때보다 물이 61% 줄어들었다. 포 강은 알프스산맥에서 아드리아해까지 이어지며 이탈리아 농업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