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근거 없는 비난” 반발
작년 미국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낙선하도록 하는 정보 공작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국가정보국(DNI)이 미국의 ‘적성국’이 작년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벌인 공작 활동을 평가해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CNN이 보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중국, 이란 가운데 러시아 측의 공작이 두드러졌다.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서 경쟁자였던 바이든 후보에 대한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대규모로 유포했다. 이런 러시아발 허위 정보와 음모론을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그의 측근까지도 공개적으로 동조하고 나서는 ‘성과’를 거뒀다고 DNI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공작을 인지했고 2016년 미 대선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는 정보 작전을 직접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미 대선의 두 후보를 표적으로 삼은 공작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제도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를 깎아내리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목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적성국들의 이런 대선 개입에도 유권자 등록, 기표, 표 집계, 개표 결과 보고 등과 같은 선거의 기술적 절차가 영향받지 않았다면서 2016년 대선과 달리 선거의 인프라에 접근하려는 러시아의 끈질긴 사이버 공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냈다.
DNI는 이 보고서에서 “미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가 벌인 공작의 핵심 요소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결된 대리자들을 이용해 바이든 후보를 방해하는 근거없는 정보와 의혹을 미국 언론과 정부 관리, 유력인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에 주입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공작에 가담한 러시아와 연결된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도 접촉했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이 보고서엔 우크라이나 의원 안드리 데르카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를 만나 바이든 후보를 겨냥한 허위 정보를 반복해서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DNI는 이런 활동은 푸틴 대통령의 이해 범위 안에 있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가 한 단계만 거치면 연결된다고 봤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허위 정보를 흘리려고 줄리아니를 통로로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미 정보당국은 이런 공작을 백악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해 경고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묵살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