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처음으로 알려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의사 고(故) 리원량(李文亮)의 부인이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원량의 부인인 푸쉐제(付雪潔)는 이날 아침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의 한 병원에서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현지 언론은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고 전했다.
리원량은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다.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월 33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리원량의 사망 당시 푸 씨는 둘째 아이를 배고 있었다. 당시 그는 유치원에 다니는 5살 첫째 아들에게 차마 아빠의 죽음을 알리지 못하고 아빠가 해외여행 때문에 집에 오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푸 씨는 이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여보, 하늘에서 보고 있어? 당신이 내게 준 마지막 선물이 오늘 태어났어.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출산 소식을 알린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의 글은 88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중국 누리꾼들은 축하의 글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출산 소식을 듣고 눈물이 다 났다"는 글을 올렸고, 다른 누리꾼은 "아이가 자라면 아빠가 영웅이었다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고 썼다.
푸 씨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편은 매우 책임감 있는 의사였고, 온화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죽은 후 푸 씨는 저혈압, 출혈 등의 증상을 보여 입원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조사팀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리원량에 대한 현지 경찰의 처벌이 부적절하고 관련 법 집행 절차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리원량의 가족에게 사과하고 처벌을 철회했다.
리원량의 사망 후에도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웨이보 계정에 추모의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