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캐나다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 경찰은 지난달 13일 밴쿠버 시내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와 관련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사건의 가해자를 지명수배한다고 밝혔다.
이 CCTV 영상에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 자신보다 체구가 훨씬 작은 한 젊은 아시아계 여성에게 다가가 갑작스럽게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뒤 버스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찍혔다.
피해 여성은 주먹을 맞고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진 뒤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밴쿠버 경찰은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 아무런 이유가 없는 폭행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는 22세 여성으로 육체적 상처는 많이 나아졌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밴쿠버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는 20건이 일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발생한 12건보다 훨씬 많은 수치이다.
특히 올해 발생한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 20건 가운데 16건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3월과 4월에 발생했다.
지난 3월 13일에는 중국인 밀집 거주지역의 한 편의점에서 92세 아시아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공격이 벌어졌다.
이를 찍은 CCTV 영상을 보면 한 아시아계 노인이 편의점에 들어왔다가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에 의해 가게 밖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이 노인은 도로 위에 쓰러졌으며, 이 과정에서 머리를 도로 바닥에 부딪히고 신발도 벗겨졌다.
노인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 이 남성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그에게 퍼부었다.
이달 2일에는 밴쿠버 차이나타운의 중국문화센터 창문에 복면을 한 백인 남자가 '혐오스러운' 낙서를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밴쿠버 경찰은 "이런 유형의 범죄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증오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절대로 우리 도시에서 이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