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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10달러선이면 원유 시추업체 1,100곳 망할 것”

글로벌 | | 2020-04-23 09:09:07

배럴당,유가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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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원유 생산 의존도가 높은 미국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21일 미국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전날보다 8.97달러(43.4%) 폭락한 배럴당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999년 2월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배럴당 6달러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한 데다 선물 만기일이 겹치면서 전날 WTI 5월물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37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6월물의 경우 아직 만기까지 기간이 남아있어 20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루 만에 반 토막이 난 것이다. 투자연구소 CFRA의 스튜어드 글릭먼 에너지 전략가는 CNBC에 “6월물까지 폭락한 것은 공급 과잉에 원유 저장 시설까지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원유업체들은 결국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고 기업 간 합병과 부도로 살아남는 업체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국제 유가가 전례 없는 폭락세를 이어가자 소규모 석유·가스 시추업체의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월스트릿저널(WSJ)은 오클라호마주의 셰일 시추업체 유닛코퍼레이션이 파산 보호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가 폭락으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유닛코퍼레이션의 회사채는 발행 가격의 10% 수준으로 추락했다. WSJ는 1분기에만 미국 석유·가스 시추업체 7개가 파산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장조사 기관 리스타드 에너지는 WTI가 배럴당 10달러 수준이면 석유 관련 업체 1,100여 개가 도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역의 석유산업이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1,000만명에 이른다. 석유산업이 무너지면 장비 제조 업체와 파이프를 만드는 철강 회사, 석유산업에 돈을 빌려준 은행과 헤지펀드까지 연쇄적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특히 원유 생산 의존도가 큰 와이오밍주와 알래스카주, 오클라호마주 등의 지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오밍주의 경우 주 경제 생산량의 16.4%를 원유 생산이 차지하고 있고, 알래스카(15.3%)와 오클라호마(11.7%), 노스다코타(10.3%) 등도 원유 생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와이오밍석유협회 피트 오버무엘러 회장은 WSJ에 “와이오밍 경제는 황량하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작년에는 30개를 돌리던 석유 굴착기를 현재는 6개만 돌리고 있으며, 6월에는 전부 멈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WSJ는 석유 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주택과 서비스 시장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내 석유·가스산업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5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사들이겠다고 장담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수입 중단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 사태로 줄어드는 원유 수요가 하루에만 3,000만 배럴에 달하는데 7,500만 배럴로는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비축유 구매가 공급 과잉분의 2%밖에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셰일·석유 생산업체들이 밀집한 텍사스주의 산유량을 관리하는 텍사스철도위원회는 이날 주 차원의 감산 관련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전 세계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하루에 970만 배럴씩 감축하기로 합의했지만 수요 감소분을 메우기엔 불충분하다. 에너지컨설팅 회사 라피단에너지그룹의 밥 맥너리 대표는 WSJ에 “수요가 공급보다 2~3배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럴당 10달러선이면 원유 시추업체 1,100곳 망할 것”
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국제유가의 급락은 미국 석유업계에는 수소폭탄급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석유 생산 주의 경제 타격이 심각하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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