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도도히 흐르는 남강… 義妓〈의기〉 논개의 충절을 기리다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8-09-14 09:09:28

경남,진주,논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임진왜란때 왜군 막아낸 진주성

세차례나 불에 타 중수된 촉석루

논개가 적장 안고 몸던진 의암

발길닿는 곳마다 역사의 흔적이

남강은 의구하나, 시간을 헤쳐 온 진주는 역사의 여울목이다. 특히 진주성은 간단없는 외부의 침입을 막아낸 요충지인 동시에 임란 때는 두 번의 큰 전투를 치른 전략적 요지였다. 일제강점기, 부산에 ‘영남 제1의 도시’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진주는 영남 최고의 거점이었다. 지금은 경남에서도 인구 40만의 중견 도시지만 전통과 풍류에서만큼은 영남 최고를 자부하는 진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위해 염천을 헤매고 왔다. 

진주성은 삼국시대에 거열성(居列城)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 고려 때 들어 촉석성(矗石城)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촉석성은 이름 그대로 돌이 우거져 있다는 뜻이다. 무생물인 돌이 어떻게 우거질 수 있겠느냐마는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강을 향해 버티고 서 있어 적군이 쉽게 들이칠 수 없는 요새라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하지만 촉석성이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에 이르러 진주성으로 다시 한 번 바뀐다.

빈번해지는 왜구의 노략질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한 진주성은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호남 진출을 노리는 왜적을 막는 저지선이 됐다. 장일영 문화관광해설사는 “무진주 무호남(無晉州 無湖南·진주가 무너지면 호남도 잃는다)이라는 결의로 진주성에는 영호남 병력 3,800명이 집결했다”며 “그들은 필사적으로 싸워 10배에 가까운 왜적을 물리쳤다”고 말했다. 이 승리로 조선은 왜군으로부터 곡창 호남을 지켜냈고 이순신의 수영(水營)을 보전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역사가 깃든 진주성은 원래 외성과 내성으로 구분돼 있었다. 원래 외성 전체 면적은 축구장 70개 규모에 달해 백성들이 거주할 정도로 컸으나 도시가 개발되면서 내성만 남아 축구장 25개 면적으로 줄어들고 말았다. 게다가 성벽 아래에는 남강이 흐르고 있어 천혜의 해자 역할을 했다. 물을 건너지 않고는 성으로 진입할 수 없는 구조였다. 평지에 있지만 공략하려면 절벽을 기어올라야 하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던 셈이다. 

왜정은 임란 때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진주성의 흔적을 지우는 데 골몰했다. 성터에 경찰서·소방서·학교·신사 등을 지었고 이름도 진주공원으로 고쳐 불렀다. 그래서 일제강점기나 직후에 태어난 노인들은 진주공원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편이다. 

재미있는 것은 진주성은 해미나 낙안 같은 읍성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진주성은 이보다 훨씬 큰 행정단위로 낙동강 오른쪽 지역을 관할하는 경상우도 병마절제사를 겸한 목사가 다스리는 목이었다. 병마절제사는 관권과 군권을 함께 가지고 이곳에서 상주·선산·김천·고령·성주·합천·김해를 다스리는 동시에 남부지방의 야전사령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장 해설사는 “임란 때 진주성 전투는 승리했고 정유재란 때 진주성 전투는 패배했다”며 “하지만 왜군은 승리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어 호남 진입에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2차 진주성 전투 역시 호남을 지켜낸 전투였던 셈이다. 

이렇듯 진주성을 중심으로 역사가 소용돌이쳤는데 촉석루라고 무사할 리가 없다. 촉석루는 정유재란·한국전쟁 등을 포함해 모두 세 차례나 불에 타 중수됐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기 전에는 모두 5채의 건물로 이뤄져 있었지만 6·25 때 발생한 화재로 국보 자리를 내려놓고 말았다.

땡볕을 피하려고 촉석루로 오르니 널찍한 누각 위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낮잠을 자고 있었다. 대들보에는 하륜이 쓴 편액이 걸려 있는데 이 고장 출신인 조선개국 공신 하륜이 촉석루를 복원한 경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는 와중에 시간은 흘렀건만 더위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몰라 하는 수 없이 다시 땡볕 아래로 나서 누각 왼편의 의기사로 향했다. 의기사는 임진왜란 제2차 진주성 전투 때 진주성이 함락되자 원수를 갚기 위해 왜장을 끌어안고 물로 뛰어든 논개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사당 앞에는 구한말 기생 산홍이 지은 시 한 구절이 적혀 있어 눈길을 끈다. 절세의 미인 산홍은 을사오적 중의 하나인 이지용이 자신의 첩이 될 것을 요구하자 “세상이 대감을 오적의 우두머리라고 합니다. 나는 비록 천한 창기이오나 자유로이 살아가는 사람이니 무슨 사유로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라고 거절한 후 갖은 핍박을 받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글·사진(진주)=우현석 객원기자>

도도히 흐르는 남강… 義妓<의기> 논개의 충절을 기리다
도도히 흐르는 남강… 義妓<의기> 논개의 충절을 기리다

정유재란, 한국전쟁 등을 포함해 모두 세 차례나 불에 타 중수된 촉석루.

도도히 흐르는 남강… 義妓<의기> 논개의 충절을 기리다
도도히 흐르는 남강… 義妓<의기> 논개의 충절을 기리다

논개가 적장을 끌어안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는 의암.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새해부터 적신호 우회전 금지하는 애틀랜타, 40만불 벌금 부과한 HOA, 불법체류자 대규모 단속에 긴장하는 한인사회, 애피타이져 경제,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새해부터 적신호 우회전 금지하는 애틀랜타, 40만불 벌금 부과한 HOA, 불법체류자 대규모 단속에 긴장하는 한인사회, 애피타이져 경제,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12월 셋째 주 애틀랜타 이상무 종합 뉴스는 꼭 알아야 할 조지아의 다양한 소식부터 애틀랜타 한인 동포 사회의 동정까지 전해드립니다. 새해부터 적신호 우회전 금지하는 애틀랜타, 4

"내년 조지아 경제 침체 가능성..고용시장은 안정"
"내년 조지아 경제 침체 가능성..고용시장은 안정"

UGA 경제전망 보고서관세전쟁·이민정책 등 워싱턴발 경제역풍 탓 내년 조지아 경제는 전국적인 경제 역풍 영향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고용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더글라스빌 부부, 새는 변기에 '수도요금 폭탄' 환불 받아
더글라스빌 부부, 새는 변기에 '수도요금 폭탄' 환불 받아

변기서 물 새, 두 달 1500불 부과돼 더글라스빌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수개월간의 전화와 이메일 끝에 치솟는 수도 요금 문제로 온라인 부동산 관리 회사로부터 1,500달러를 환불

ACA 추가가입  내년 1월 15일까지 가능
ACA 추가가입 내년 1월 15일까지 가능

조지아액서스 통해2월부터 보험효력 15일로 오바마케어(ACA) 내년도 공개가입 기간이 종료됐지만 조지아 주민에게는 추가 가입 기간이 부여된다.조지아 자체 ACA 거래소인 조지아액세

'피치 드롭' 대신 '드론쇼·불꽃놀이'
'피치 드롭' 대신 '드론쇼·불꽃놀이'

올 제야·새해맞이 행사 변경애틀랜타시 "비용때문에..." 최근 수년동안 오락가락했던 애틀랜타 새해맞이 ‘피치 드롭’행사가 올해에도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불꽃놀이와 드론 쇼가 선

〈한인타운 동정〉 '고베 반지천국 애틀랜타 연말 대세일'
〈한인타운 동정〉 '고베 반지천국 애틀랜타 연말 대세일'

고베 반지천국 애틀랜타 연말 대세일12월 19일-23일 둘루스 시온마켓 특설매장에서 최대 80% 세일을 진행한다. 제품고객 전원에게 고급 스카프 무료 증정한다. 영업시간 오전 10

첫 주택구입 연령 40세...젊은층 내집 마련 '빨간불'
첫 주택구입 연령 40세...젊은층 내집 마련 '빨간불'

우선순위 변화, 학자금 대출 족쇄가격 상승에 소득 못미쳐, 대형화 베이비붐 세대가 젊은 성인이었을 때, 일반적인 첫 주택 구매자의 나이는 23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멀쩡한데… 지붕 안바꾸면 보험 해지한다고?”…조지아 주택보험 규정 새해부터 바뀐다
“멀쩡한데… 지붕 안바꾸면 보험 해지한다고?”…조지아 주택보험 규정 새해부터 바뀐다

보험해지 통보기간 30→60일비과세 '재난 저축계좌' 신설도  #>캅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김 모씨는 지난 해 10월께 자신이 주택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로부터 편

세킨저 고교생들, 조지아주 양궁대회 대거 입상
세킨저 고교생들, 조지아주 양궁대회 대거 입상

최하윤 금메달, 이이레 동메달 세킨저 하이스쿨(Seckinger High School) 재학생 양궁 선수들이 조지아 주(State)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주목을 받고 있다

마지막 페니…올해 찍은 1센트 동전 232세트 1천676만 달러에 팔려
마지막 페니…올해 찍은 1센트 동전 232세트 1천676만 달러에 팔려

지난 12일 경매에서 낙찰된 미국 마지막 1센트 동전 세트[스택스 보워스 갤러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생산이 중단된 1센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