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법률칼럼] 법의 그림자 속 숨겨진 이야기 - 1화

지역뉴스 | | 2025-03-12 17:11:23

법률칼럼,케빈 김 법무사,법의 그림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케빈 김 법무사 

 

사라진 유산과 열쇠 하나

“유산은 가족을 하나로 묶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를 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지난주, 조지아 주에서 한 여성이 로펌을 찾아왔다. 그녀의 이름은 제니. 낡은 갈색 봉투를 내밀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동생이 저를 속였어요. 아버지의 유산이 전부 사라졌어요.”

봉투 안에는 아버지 동건의 유언장 사본이 있었다. 동건은 애틀란타에서 부동산 개발로 억대 자산을 일군 인물로, 2024년 12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유언장은 간단했다. “내 전 재산을 장녀 제니와 차남 은우에게 반씩 나눠 주노라.” 하지만 그 재산은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제니의 이야기는 이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동생 은우가 유산 집행인(Executor)으로 나섰다. 조지아 주 법에 따르면 유언장이 있으면(testate succession) 그 내용대로 유산이 분배된다. 제니는 절반을 기대했지만, 은우는 “아버지가 생전에 자산을 신탁(Trust)에 넣었고, 그 신탁은 나에게만 남겨졌다”며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했다. 제니가 따지자 은우는 신탁 문서를 내밀었지만, 동건의 서명이 없었다. 조지아 주에서는 유언장이 유효하려면 본인 서명과 두 명의 증인 서명이 필요하다(O.C.G.A. § 53-4-20). 의심스러웠다.

“아버지가 신탁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있나요?” 내가 묻자 제니는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는 늘 ‘너희 둘이 공평하게 나눠 가지라’고 하셨어요. 엄마 소영도 그런 말 안 하셨어요.” 그러더니 제니가 봉투에서 작은 열쇠를 꺼냈다. “이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주신 거예요. ‘이걸로 진실을 찾아’라고 하셨어요.”

조지아 주 상속법의 함정

조지아 주 상속법을 간단히 보자. 유언장이 없으면(intestate succession) 배우자가 최소 3분의 1을 받고, 나머지를 자녀가 나눈다(O.C.G.A. § 53-2-1). 소영은 10년 전 세상을 떠났으니 상속인은 제니와 은우뿐이다. 유언장이 있으면 그 내용이 우선인데, 신탁은 다르다. 신탁은 유언장과 별개로 관리되며 probate(유산 검인 절차)를 피할 수 있다. 동건이 자산을 신탁으로 옮겼다면 유언장은 무용지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서명 없는 신탁 문서라면? “이 열쇠가 단서일 겁니다. 자산 내역을 조사해야겠어요,” 내가 말했다.

조사와 단서

Fulton County Probate Court에 연락해 동건의 유산 기록을 확인했다. 유언장만 제출되어 있고 신탁은 언급되지 않았다. 은우의 신탁은 법원에 보고된 적이 없었다. 조지아 주 부동산 등기소 기록을 보니 동건의 애틀랜타 다운타운 건물과 Buckhead 주택이 최근 은우 명의로 이전된 흔적이 있었다. “사기일 가능성이 높아요,” 내가 말했다. 제니가 물었다. “은우를 고소할까요?” “아직이에요. 열쇠의 용도를 알아내야 합니다.”

금고 속 비밀

며칠 뒤, 동건이 거래하던 은행에 갔다. 제니가 열쇠를 내밀자 직원이 금고로 안내했다. 금고 안에는 서류와 작은 상자가 있었다. 서류에는 “내 재산은 제니와 은우에게 공평히 나눠 주되, 신탁은 만들지 않겠다”라고 적혀 있었다. 날짜는 2024년 10월, 동건 사망 두 달 전이다. 상자를 열자 다이아몬드 반지가 나왔다. 안쪽에 “제니에게, 열쇠의 끝”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게 뭐예요?” 제니가 혼란스러워했다. 나도 놀랐다. 이 문서가 진짜라면 은우의 신탁은 무효다. 하지만 반지는? 단순한 유품이 아니라 더 큰 비밀을 암시했다. “은우를 법정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내가 말했다. “그리고 이 반지가 숨긴 진실을 찾아야 해요.”

[다음 화에서 계속]

반지는 단순한 유산이 아니라 무엇을 여는 열쇠일까? 은우의 사기는 어디까지일까? 법의 그림자 속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애틀랜타 성인물 소비 1위 도시 선정, 월드컵으로 애틀랜타 단기임대 숙소 급등, 해외송금 10만달러로 제한,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애틀랜타 성인물 소비 1위 도시 선정, 월드컵으로 애틀랜타 단기임대 숙소 급등, 해외송금 10만달러로 제한,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12월 둘째 주 애틀랜타 이상무 종합 뉴스는 꼭 알아야 할 조지아의 다양한 소식부터 애틀랜타 한인 동포 사회의 동정까지 전해드립니다. 맞춤형 성인물 소비 1위 도시로 선정된 애틀랜

FDA, 우울증 치료 '뇌 자극' 가정용 헤드셋 기기 첫 승인
FDA, 우울증 치료 '뇌 자극' 가정용 헤드셋 기기 첫 승인

플로 뉴로사이언스, 내년 2분기 출시…가격 70만원대 예상두뇌에 미세한 전류 전달해 자극…뇌과학 기술에 관심 커져  플로 뉴로사이언스의 우울증 치료 헤드셋[플로 뉴로사이언스(Flo

마이애미·인디애나의 이변…트럼프 '그립' 흔들리나
마이애미·인디애나의 이변…트럼프 '그립' 흔들리나

공화, 텃밭 선거 패배하고 선거구 조정도 부결…곳곳서 '이상신호'공화, 트럼프 강경 노선에 중도층 이탈 우려?…조기 레임덕 올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지 1년도

자동차 장기 융자, '84개월 할부의 두 얼굴'
자동차 장기 융자, '84개월 할부의 두 얼굴'

자동차 할부 1/4이 72개월 이상네거티브 에퀴티 문제 유의해야 자동차 딜러십에서 "차량 가격은 걱정 마세요. 월 페이먼트를 원하시는 금액에 맞춰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GSU, 새 야구장 곧 착공…새 스포츠 명물 기대
GSU, 새 야구장 곧 착공…새 스포츠 명물 기대

구ATL-풀턴 스타디움 부지2026년 가을께 완공 목표  조지아 주립대(GSU)가 구 애틀랜타-풀턴 카운티 스타디움 부지에 추진 중인 새 야구장 건설 공사가 곧 착공된다.GSU는

대큘라 HOA 주민에 벌금 40만 달러 부과 논란
대큘라 HOA 주민에 벌금 40만 달러 부과 논란

마당의 낙엽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 등 귀넷카운티 대큘라의 한 서브디비전 HOA((주택 소유주 협회)가 마당의 낙엽을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총 40만 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

'올해의 교사' 출신 교사, 학생 구타 혐의 해고
'올해의 교사' 출신 교사, 학생 구타 혐의 해고

폭행교사 해고 후 체포 조지아주 록데일 카운티의 전 '올해의 교사'가 13세 학생을 신체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학생 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코니어스중학교 멜빈 맥클레인 교사

교통위반 웨이모 처벌…조지아는 ‘회색지대’
교통위반 웨이모 처벌…조지아는 ‘회색지대’

잇단 스쿨버스 추월사례 불구규정미비로 솜방망이 처벌만 애틀랜타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 자율주랭차량의 잇단 정차 중 스쿨버스 추월 사례로 교통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를 규제하거나

택배물건 훔치던 청소년에 총 쏜 집주인
택배물건 훔치던 청소년에 총 쏜 집주인

무력 정당성 놓고 논란 확산 애틀랜타의 한 주택단지에서 택배물건을 훔치려던 청소년 두 명이 집 주인이 쏜 총에 맞아 부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재산 보호를 위한

애틀랜타 월드옥타 송년회로 한 해 마무리
애틀랜타 월드옥타 송년회로 한 해 마무리

스타트업과 차세대 육성으로 명성이사장 리처드 한, 차세대 애나 유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애틀랜타지회(회장 썬 박)는 11일 스와니 엔지니어스(N-GINEERS) 사옥에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