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연팀-축제재단 상반된 주장
‘무대 안전장치’설치 놓고 양측 대립
지난달 26일에서 29일까지 LA 한인타운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 제46회 LA 한인축제 행사 당시 개막식 오프닝 행사으로 예정됐던 한국 중·고교 학생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이 급작스레 취소된 사실이 뒤늦게 부각되면서 행사를 주최한 LA 한인축제재단 측의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축제재단 측은 공연단의 ‘준비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는 반면 공연단 측은 시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무대 위 매트가 설치되지 않아 안전장치를 요청하자 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공연 자체를 취소해버렸다며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당시 상황과 취소 배경에 대한 양측의 설명이 상반되면서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태권도 시범단인 ‘코리아 에이스팀’은 지난달 26일 제46회 LA 한인축제의 오프닝 공연과 둘째날인 27일 첫 공연 등 두 차례의 공연을 하기로 하고 미국에 도착했으나 당시 이 태권도 공연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이로 인해 한인축제 현장을 찾아 첫날 오프닝 무대에서 멋진 태권도 공연을 기대했던 관람객들은 예정됐던 공연이 이뤄지지 않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프닝 무대를 책임질 코리아 에이스팀의 태권도 시범이 돌연 취소된 것과 관련해 축제재단 측은 시범단이 예정에 없던 무대 안전장치 등을 갑작스럽게 요구해옴에 따라 합의점을 찾지 못해 취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연을 맡았던 코리아 에이스팀의 대리인은 축제재단 측이 시범단의 안전 및 소품 등 아무런 지원을 해줄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취소 결정을 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연단 측은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축제재단 측으로부터 전혀 지원을 받지 않고 16명의 학생들이 모두 자비로 한국에서 LA까지 왔는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매트 구비 요청을 거절한 재단 측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으며 ‘갑질’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축제재단 사무국 측은 “태권도 시범단의 요청으로 오프닝 공연을 추진했으나 축제 개막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이메일을 통해 안전매트와 격파 송판 등을 준비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25일 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안전매트 설치를 하려면 1,000달러 정도 비용이 든다고 했다”며 “축제를 임박해 이같은 갑작스런 요청을 해온 것을 수용할 수 없어 공연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축제재단의 조갑제 회장은 “사실 이번 태권도 공연 계획은 시범단 측에서 먼저 공연을 제안해 온 것이고, 무료로 출연하는 것이어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려 했다”며 “그러나 공연 전날 예정에 없던 비용을 요구해와 어쩔 수 없이 공연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범단 대리인 용모씨는 “학생들이 축제 공연 하나를 위해 자비를 들여 미국에 왔는데 공연 무대가 패션쇼를 위한 것으로 학생들이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안전을 위한 매트 설치를 요구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재단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무리한 것으로 간주하며 ‘하던지 말던지’라는 태도를 보이는 등 아이들의 꿈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김철수 기자>